이동통신사가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이동통신사들의 소비자를 대하는 자세나 폐쇄적인 운영, 개발사들에 대한 횡포에 대해서 국내 이동통신사가 유별난 것처럼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실제 해외의 경우에도 아주 극소수의 이동통신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비슷한 평가를 받는 편이다. 해외의 업체들도 유사하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동통신사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평판을 벗어나야 할 때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렇게 '공공의 적'이라는 이미지 덕분에 어떤 일이던지 근본적인 원인은 이동통신사로 귀결되곤 하는데, 최근의 요금제 이슈를 비롯한 몇몇 민감한 이슈들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면이 없잖아 있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업의 이미지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허상이라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 구축했다는 것이며, 이동통신사는 소비자들이 자신들을 보는 시선을 겸허하게 받아드릴 필요가 있다.이런 시선이 CP나 협력사와 같은 업계가 아닌 소비자들에게서 출발한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다분히 관련 민원 데이터를 통해서 그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관련 민원에 대한 몇가지 데이터를 재구성하여 일반 소비자들이 보는 이통사들의 이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한국소비자원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이동전화서비스'에 대한 민원은 항상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간은 '초고속인터넷' 민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는 하였지만,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휴대폰' 항목의 민원수 또한 3위를 차지하여 소비자들이 느끼는 휴대전화에 대한 불편함이 무척 큰 것을 알 수 있다.
전년(08년)까지 2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이통사의 출혈마케팅이 극에 오른 09년 상반기에는 다시금 이동통신관련한 민원의 건수가 초고속인터넷에 비해 더 많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해당 데이터의 누적 건수를 통해 각 항목당 비율을 구성해보면 아래 그림과 같아진다.
이동전화 관련한 민원이 전체 통신서비스 관련 민원의 40.50%를 차지하여 28.20%를 차지한 초고속인터넷보다 훵씬 높게 나타났다. 관련 민원 항목은
요금불만이 가장 높았으며, 업무처리, 문의&답변이 그 뒤를 차지하고 있다. 아래 항목 중 가입요금제나 부가서비스 관련한 민원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과금이 되는 경우가 많아 그 심각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해당 데이타 중 이동통신사 관련한 데이타만을 선별하여 이통사별 비중을 알아보면 가장 많은 수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SKT가 1,372건으로 전체의 42.04%를 차지하였고, KT 1,234건, LGT 657건 등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기준의 M/S를 고려한다면 SKT는 적고, KT는 많으며, LGT는 M/S와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사 관계자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지금까지의 잘못된 행위를 인정하고 고쳐나가보려는 분들도 있고, 반면에 억울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리만 해대면서 공격적인 분들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에코시스템의 맨 상위에서 시장 진입을 관리하는 이동통신사로서 좀더 노력하고 인정해주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지금까지의 무선인터넷 시장이 무너뜨린 것은 이동통신사가 아닐 수는 있지만, 무너지지 않도록 할 수 있었던 사업자는 '이동통신사' 뿐이었다. 가까이에서 보고 있자면, 많은 분들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만 대부분의 의사결정권자들의 자세는 여전히 문제가 있어 보이며 '소통'을 '다툼'으로 만들어 가는 주범들이다. 아직은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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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대비 71% 증가한 이유가 KT의 합병으로 인해 유선과 무선이 함께 집계되기 때문은 아닌가요?
원자료를 봐야 자세히 알것 같지만, 만약 KT의 유선+무선 민원이 모두 휴대전화 민원으로 집계되었다면.. ^^;
SKT의 경우 무선 1,742건 + 유선 739건 = 2,481건
LGT의 경우 무선 660건 + 유선 1,567건 = 2,227건
KT는 LGT와 마찬가지로 아무래도 무선 가입자보다 유선전화 + 인터넷이 훨씬 많을테니
71.9%나 늘어나는것도 일견 이해가 되지 않을런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