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애플과 야후의 모바일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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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구글 현상의 심화


최근에는 주요 모바일 사업자들의 탈구글을 시도하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구글은 애플을 견제하고자 하는 제조사와 통신사를 안드로이드를 통해 결집시키며 모바일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자체 단말 생산 능력을 갖추고 구글 플레이에서 플랫폼 지배력을 높이면서 대형사업자들이 구글의 영향력을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Android Clone의 등장이다. 아마존과 바이두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구글 서비스를 자사의 서비스로 대체하며 자체 OS를 개발하였고 고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대체제를 만들려고 하는 시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MWC 2013에서는 타이젠, 파이어폭스 OS, 우분투 터치 등과 같이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신규 OS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페이스북은 ‘Facebook Home’이라는 런처를 통해 안드로이드에서 자사 서비스의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위기의 애플

애플은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혁신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DC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의 iOS 시장 점유율은 18.8%로 67.8%를 차지한 안드로이드에 비해 훨씬 작다.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나빠지고 있다.

얼마 전, 독일 유력 주간지 디차이트는 "애플의 혁신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가 보인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LG경제연구원은 '규모 경쟁을 가치 경쟁으로' 보고서를 통해 "최근 1년 사이 출시된 애플의 제품을 보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팀 쿡 CEO의 경질설까지 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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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구글보다 플랫폼의 완성도는 높지만 자사의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최종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감 때문인지 자사의 플랫폼에서 구글을 배제하기 위해 지난해 ‘구글 맵스’와 ‘유투브’를 기본 서비스 앱에서 제외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구글 맵스’를 대체한 애플의 지도가 사용자들에게 냉정한 비판을 받으면서 자체 서비스 구축에 대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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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를 노리는 야후


끝없는 추락을 하던 또 하나의 거인 야후. 야후는 최근 야후 키즈, 야후 딜즈, 피처폰을 위한 메일과 메신저 서비스, 그리고 SMS 알람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야후의 움직임에 관심이 없는 사용자라면 부진한 성적의 연속성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뉴스이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내용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야후는 머리사 메이어가 CEO로 취임하면서 모바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메이어는 작년 10월 실적 컨퍼런스에서 "주요 관심사는 모바일 기술"이라면서 "개발자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 분야에서 일하게 될 것이며 야후는 사실상 모바일 회사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컨퍼런스 직후, 야후는 석달만에 스탬피드를 인수했고, 이를 통해 모바일 관련 인력을 확보하였다.

모바일을 강화한다고 해서 뒤늦게 모바일앱을 만들거나 신규 서비스를 부랴부랴 런칭을 하지는 않았다. 메이어는 올해 초 "야후는 모바일 기기를 생산하지 않고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도 없어 협력 강화로 서비스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고유한 모바일 서비스나 플랫폼이 없는 야후는 성장의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머리사 메이어는 다른 대형 사업자와 같이 자체 수직 통합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제휴를 통해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이렇게 명확한 목표 아래에서 이번 서비스 중단도 의사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 야후의 모바일 전략에 대해서는 다른 지면을 통해 좀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듯 하다.



애플과 야후의 만남

‘구글’을 공동의 적으로 가진 두 기업은 서로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파트너이다. 애플에게는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이 필요하고 야후에게는 자사의 컨텐츠를 유통시킬 파트너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DNA를 가지고 있는 두기업은 사업 영역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 야후가 대형 포탈 사업자 중에 가장 많은 국가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자라는 점도 애플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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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적인 변화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두 기업은 만나게 된다. 2013년 4월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야후가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같은 기기에 자사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 이라고 전했다.

야후는 이미 금융 정보와 날씨 등과 같은 정보를 애플 기기에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 데이터 등은 애플의 음성 서비스인 시리(Siri)를 통해 연동되고 있다. 두 기업은 야후 뉴스, 야후 스포츠 등을 비롯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야후의 검색을 노출을 늘리는 방법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기업의 협력 강화는 모바일 기기에서 노출을 늘려 웹 방문자 수를 늘리려는 야후와 검색 서비스 등에서 구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애플의 의지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절박하지만 동상이몽

이미 기존의 관계가 있는 양사가 제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양사가 원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서로 다를 가능성이 높아 세부적인 제휴의 항목과 범위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야후는 애플의 기기를 통해 검색 트래픽을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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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이 수익을 만들 수 있는 창구이며 야후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플랫폼
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은 올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합해서 2억대 이상을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후는 이러한 많은 단말을 통해 검색 트래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애플은 다양한 정보의 연동과 지도 서비스, 동영상 등과 같은 일반적인 컨텐츠 제휴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검색'이 제휴의 핵심이 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에디 큐 상급 부사장을 포함한 애플의 간부는 검색 서비스의 품질을 포기하면서까지 구글 서비스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양사가 구글에 대한 경계심이 매우 높아야만 이번 제휴의 범위에 검색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전망

업계에서는 양사의 여러 가지 정황 때문에 검색 제휴가 쉽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야후와 MS는 2009년에 10년동안 검색 제휴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바가 있다. 애플은 구글로부터 기본 검색 엔진의 채택 비용으로 10억 달러 정도(2014년 예측)의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색은 현실적으로 양사가 다른 제휴사와의 계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번 제휴의 범위에 포함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제휴가 이루어 질 가능성은 높다. 일반적인 뉴스, 로컬, 커뮤니티 등과 같은 정보 연동의 수준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 야후로서는 검색 외의 핵심 자산을 애플과의 제휴를 통해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다. 어떤 형태가 되었던 이번 제휴를 성공시키는 것이 양사에게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 이 포스팅은 제가 Digieco에 기고한 '애플과 야후의 모바일 제휴' 보고서에 내용을 추가하고 블로그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2013/04/22 22:11 2013/04/2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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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ng. 2013/04/24 10:10 PERM. MOD/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모바일 뱅킹의 활성화는 협력이 필수


예상외의 선전을 하고 있는 모바일 뱅킹

모바일 뱅킹의 사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08년도 일 평균 이용건은 백만건이 넘어가고 있으며, 09년 상반기에는 760억원 정도가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여 움직였다.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는 08년에 비해 76.1%, 금액으로는 56% 증가하였으니,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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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C기반이니, VM기반이니 하는 기술적 접근과 공인인증서 논란등으로 사용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역으로 접근을 하자면, 기술적 표준화와 이통사와 은행간의 쓸데없는 헤게모니 싸움만 아니라면 모바일 뱅킹은 훨씬 더 높은 고속성장을 했을건만 같아 아쉬움이 깊다.


스마트폰 시장을 준비해야

얼마전에 업체 지인을 만났는데, 모바일 뱅킹 이야기가 나왔다. 은행권들이 스마트폰 시장이 커감에 따라 늘어가는 개발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였다. 여러가지 기술적인 접근이 있었지만, WIPI기반의 VM 모바일 뱅킹이 이제서야 자리잡은 현실을 생각해보면 걱정할만한 내용이다.

은행에서는 WIPI 의무화가 해지되면서 WIPI가 탑재되지 않는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무선인터넷의 Heavy User라고 볼 때 대체제가 없는 것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당 지인에게는 "대체제가 왜 없어요? 폰뱅킹 있자나요~"라는 농담아닌 농담을 했다.

사실 mobizen이 그 자리에서 했던 이야기는 농담이 아니다. 은행권과 이통사, 그리고 아이폰 국내 출시에서 드러났던 쓸데없는 규제들만 아니라면, 지금까지의 기술로도 충분히 스마트폰 시장을 준비할 수 있다.


DoCoMo의 케타이 송금

일본의 DoCoMo는 최근 메이저 은행인 미즈호은행과 손잡고 휴대폰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케타이 송금' 서비스를 런칭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즈호은행의 계좌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3G FOMA 가입자라면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보안을 위해 별도의 기술적 접근 없이 기존에 사용하는 모바일 메일(국내로는 SMS와 동일)을 사용하고 있다. 발신인은 수신인의 전화번호(계좌번호가 아니다.)를 지정해 1개월에 20만엔, 1회에 2만엔 한도내의 송금이 가능하다. 수신인은 해당 내용의 메일(SMS)을 받으면, 휴대폰 요금으로 충당하거나, 미즈호 은행이나 타은행의 자신의 계좌로 입금이 가능하다.

이통사와 은행의 협력에 의해 사용자는 새로운 기술이나 UI환경을 접할 필요없이 편리하게 은행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발신인에게 105엔이 부가되니, 이통사입장에서는 부가 서비스로의 수익을 은행에게는 고객 접점이 확대되는 WIn-Win 사업 아이템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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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알수없이 복잡한 국내는 USIM으로

일본의 경우와 같이 고객 중심적인 사업 제휴는 국내에서는 기대하기가 힘들다. 금감위를 중심으로 하는 각종 규제와 솔루션 사업자들이 딴지걸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통사와 은행권들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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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부분의 이통사들은 USIM 고도화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여러가지 투자 중에 하나는 USIM에 간단한 MIddleware Platform을 설치하는 것인데, 아직 사업화는 하지 않고 있으나 기술적인 접근은 상당 부분 이루어 내고 있다.

국내 모바일 뱅킹의 과거를 돌아보면 USIM을 통한 모바일 뱅킹은 이미 시도된 적이 있으나 철저하게 이통사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금융권의 소극적인 참여로 큰 성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USIM을 통해 사용자 인증을 제공하고, 이통사의 고도화된 Middleware Platform을 금융권에 개방한다면 승산이 있을 수 있겠다.

이통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USIM Middleware Platform은 Native OS위에 올라가는 Platform대비 경쟁력도 마땅치 않지만, 이러한 제휴형 서비스로의 사용은 매력적일 수 있다. USIM을 활용하면 OS에 독립적인 서비스도 가능하므로 Feature Phone이던, 외국 Smart Phone이건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은행 입장에서도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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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로 한발짝 양보하면서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와 의지일 듯..
2009/09/29 09:44 2009/09/2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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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ackengine 2009/09/29 11:36 PERM. MOD/DEL REPLY

    캐나다에 있을 때는 https 와 e-mail verification을 이용해서 간편하게 인터넷 뱅킹이 되었었습니다. https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말기와는 무관했었죠.

    우리나라 정책입안자들도, 제발 폐쇄정책은 그만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놈의 폐쇄적이 정책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매한가지군요.

  2. 우기태 2009/09/29 13:25 PERM. MOD/DEL REPLY

    Usim은 이통사의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은 장치입니다.
    현재수준은 Middle Ware Platform이지만,
    HW / Middle ware / Software가 Usim에 박히는 날…
    모바일 뱅킹의 권력이동이 이통사로 확실히 변경될 것이라 예측해봅니다.

  3. 아무개 2009/09/30 08:37 PERM. MOD/DEL REPLY

    DoCoMo의 케타이 송금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금융결제원에서 서비스 중이고, 우리나라 이름은 유비서비스입니다.
    http://www.ubi.or.kr/index.html

    다른 점은 번호와 자신의 계좌를 연동해서 번호로 돈을 주고받는 형태인데, 활성화는 안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사전등록을 해야 하고 거래은행이 있어야 된다는 점에서 마이너스였던거 같네요.

    DoCoMo모델은 좀더 편리할 듯.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