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거대 플랫폼인가?…스마트워치를 둘러싼 냉정한 현실


구글글래스(Google Glass)’가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HMD(Head Mounted Display)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 냈지만 최근에는 WMD(Wrist Mounted Display)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HMD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가격에 친숙한 사용성과 대중성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WMD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스마트워치(Smart Watch)’이다.

제조사들의 관련한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나 내년 아이워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드리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곧 열리는 IFA2013을 통해 ‘갤럭시 기어’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G Watch’라는 이름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중에는 소니의 스마트워치(SmartWatch)와 페블테크놀로지의 페블(Pebble) 등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



보조장치? 독립적인 기기?

초기 스마트워치  제품은 스마트폰과 통신을 하며 사용되는 보조적인 장치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역할로만은 만족할 수 없었나 보다. 점차 독립적인 기기로 발전을하고 있다. 넵튠컴퓨터가 선보인 ‘넵튠 파인(Neptune pine)’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개발된 Leaf OS를 통해 작동하는데 스마트폰이 필요없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자체적으로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SIM카드를 직접 꽂을 수 있어 통화는 물론 웹서핑이나 음악 듣기, SN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이뿐만이 아니다. 소니, 아임와치, 페블 등과 같은 상용화된 제품은 자체 SDK를 공개하면서 생태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대중화가 되기도 전에 진행되는 공급자 관점의 무리한 도전일까,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밝히자면 전자에 가깝다.



공급자의 니즈에서 출발

스마트워치가 최근 갑작스럽게 부상한 가장 큰 이유는 공급자의 니즈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 정도 대중화되면서 정점을 찍었으며 대동소이한 폼팩터로 인해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산을 가지고 제품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쉬운데 ‘스마트워치’가 가장 적합한 대상이 된 것이다.

‘공급자의 니즈에서 출발했다’는 표현이 무조건 부정적이며 실패한다는 것은 아니다.사용자들은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니즈’ 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새로운 제품을 통해 ‘니즈’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 사용자의 현재 이용 행태에 친숙하게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스마워치를 통해 전화를 하거나 SNS에 직접 포스팅을 한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너무 생소하며 급진적이다.



킬러 서비스의 부재

급진적인 변화라고 할지라도 사용자들이 열광할 만한 서비스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독립 기기로서 스마트워치가 제시해 줄 수 있는 킬러서비스는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스마트시계에 호의적인 전문가들이 열거하는 킬러 서비스는 대부분 NFC 활용 서비스, 스마트폰 찾기 서비스, 운동관련 앱 정도이다.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기존 환경의 개선이 대부분이다. 다소 냉소적인 평가를 하자면 스스로 성장기에 접어들지 못한 NFC에 의존하면서 킬러 서비스라고 제시하는 것은 무리해 보인다. 이미 웹이나 앱을 통해 보편화된 ‘잃어버린 스마트폰 찾기’를 위해 항상 손목에 새로운 기기를 장착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운동관련 서비스도 역시 다른 앱세서리가 이미 시중에 충분히 나와 있는 상태이다.



아직은 존재하는 기술적인 한계

독립 기기로 성장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시계’라는 기존의 개념에서 구성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디스플레이 크기와 입력의 불편함은 사용자와 대면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내는 큰 걸림돌로 작동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대안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대중화된 적이 없다. 디스플레이가 휘더라도 배터리가 휠 수 없기 때문이다.

머신투머신(M2M)이나 라이프로그(Life Log)의 저장소로 사용되기에는  배터리의 한계와 발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스마트시계 제품들은 3일에 한번 정도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1년이 넘게 가는 기존 시계를 대체하기에는 매우 불리한 제약사항이다.



문제는 타이밍

스마트워치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대중화 되어 있는 스마트폰의 보조적인 기기로서 안정된 역할을 수행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면 일정 수준의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동일한 기능을 제시하더라도 기존 사용 행태에 친화적인 접근에 사용자들이 열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마트TV에 부정적이던 사용자들이 크롬캐스트에 열광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흥미로운 자료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간을 확인할 때 이용하는 물건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는데 휴대폰이 70.6%를 차지했다. 필자의 경우도 휴대폰을 사용하면서부터 더 이상 시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필자 같은 사람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시장을 파괴했던 휴대폰이 다시 스마트워치를 통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 이 글은 제가 C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http://www.cnet.co.kr/view/21517 에 있습니다.
2013/08/30 15:29 2013/08/30 15:29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