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삼성은 웨어러블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의 최강자

2007년 6월 29일, 애플은 아이폰을 내놓으며 세상을 놀라게했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도 아니고 새로운 기능도 없었지만 그때까지 존재했던 모든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혁신을 보여주었다.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은 당황을 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휴대폰을 판매하던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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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에 삼성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였다. 구글과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내며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특출난 존재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2년 30.3%, 2013년 31.3%로 가장 높다. 여러가지 논란거리가 있긴 하지만 판매량에서 애플을 넘어서며 선두에 선 것이다.


 
시장 리더쉽이 아쉬운 삼성

이러한 놀라운 성적에 비하면 삼성의 리더쉽에 대한 평가는 매우 저조하다. 강력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물 뿐,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평가가 일반적이다. 애플과의 소송이 길어지면서 이러한 삼성의 이미지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제조업체들의 관심사는 스마트폰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넓어지고 있다. 삼성은 웨어러블에서만큼은 ‘패스트 팔로워’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위의 예상보다 빠른 2013년 9월 4일, IFA에서 ‘갤럭시 기어’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였다. 2014년 MWC를 통해 ‘삼성 기어2′ ‘삼성 기어2 네오’ ‘삼성 기어핏’ 등과 같은 웨어러블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삼성 기어 앱 챌린지’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 가을에는 스마트 안경 ‘기어 글래스’를 출시한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그룹 관계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기기 생산을 염두에 둔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전용 생산 라인을 신규로 구축했다. 이러한 행보는 ‘아이워치(가칭)’를 준비하고 있는 애플을 무척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웨어러블의 승자

이렇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초기 시장의 선점 효과는 어느 정도 얻어내고 있는 것 같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4년 1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의 삼성 점유율은 71.4%에 이른다.

이런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삼성의 리더쉽은 그렇게 크지 않다. 무엇보다 웨어러블 시장 자체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토로라 수석 부사장인 마크랜델(Mark Randall)은 “기존 스마트워치는 엉터리”라며 현재 제품들은 평가 절하했다. 실제 71.4%를 차지한 삼성의 스마트워치는 50만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폰의 등장 때와 같은 ‘애플 효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용자가 많은 것도 삼성이 극복해야 할 점이다. IDC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조사별 웨어러블 기기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애플 45%, 삼성 42%, 구글 35%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이 아직 웨어러블 제품이 하나도 없는 애플보다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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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은 자체 플랫폼

삼성의 근본적인 한계는 자사 플랫폼이 없다는 것이다. 검증된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한 삼성은 지금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보함과 동시에 특정 제품에 지나치게 종속되는 리스크를 줄여왔다. 웨어러블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 기어는 AOSP를 기반으로, 기어핏은 RTOS로, 기어2와 기어2 네오는 타이젠으로 개발하였다.

이러한 멀티 플랫폼 전략은 많은 기기를 판매하기에는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된다. 하지만, 콘텐츠를 구축하기에는 개발 비용이 올라가면서 발목을 잡게 된다. 지금까지 삼성이 마땅히 성공한 서비스가 없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4종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았지만 삼성만의 고유한 서비스가 없는 것도 이러한 한계를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 되었다.

자사 기기와만 연동하는 폐쇄적인 정책도 위험요소이다. 그것도 일부 전략단말(Flagship Device) 만 지원하고 있다.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묶음 판매나 기획광고 등과 같은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출시하고 대중화가 된다면 이는 철저하게 단점으로 바뀌게 된다. 앞서 이야기한 경쟁력있는 플랫폼이나 킬러 서비스가 있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정책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공 목표와 기준이 중요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자. 삼성은 웨어러블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이러한 전망은 목표나 기준에 따라 다르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기기판매가 최우선인 제조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삼성은 웨어러블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경쟁사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빠르게 쫓아갈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

이러한 기준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이 성공적으로 대중화되어야 삼성전자도 웨어러블에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즉, 시장을 개척해가면서 새로운 영역을 스스로는 만들지 못할 것이다. 경쟁을 통한 시너지가 생성될 때 삼성전자는 힘을 발휘한다. 웨어러블 기기를 스마트폰 판매 촉진을 위한 매개체로 사용할 때도 유사할 것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는 킬러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클라우드에 연동하여 다양한 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을 웨어러블 사업의 목표로 삼는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통해 ‘구글 나우’를 고도화시키고 나이키가 ‘나이키플러스(NIKE+)’에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만일, 삼성도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간다면 불행히도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필요한 콘텐츠도 확보하지 못했고 플랫폼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스마트워치로 한정지어서 시장을 보자면 기기 판매만으로도 성장의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각종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고 다양한 웨어러블, 헬쓰케어 기기로 발전하기 위해서라면 지금과 같은 단순 속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을 삼성이 어떻게 극복해가는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 이 글은 제가 Dream Plus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6/09 12:42 2014/06/0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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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시대에는 검색보다 발견


2014년 3월, 구글은 웨어러블 기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선보였다. 발표 되자마자 필자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안드로이드웨어 소개 동영상으로 가득 찼다. 해당 동영상에서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새로운 플랫폼이 아니라 구글나우의 변신이었다. 꼭 필요한 정보를 웨어러블 기기에 적시에 전달해주면서 완벽한 궁합을 보이고 있었다.


 
고전적인 ‘검색’을 서비스로 구현을 하다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화두가 ‘입력에 대한 사용자경험(UX)’이다. 사용자들이 찾고자 하는 결과에 가장 적합한 검색어(쿼리)를 입력해주면 검색 서비스의 만족도가 높겠지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실에서는 잦은 오타 입력과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와 같은 예외 상황은 물론이고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경우도 많다. 검색 서비스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어 교정, 연관검색어, 이미지 검색, 음악 검색, AR(Augmented Reality) 등을 선보였다.

이러한 시도들은 기존 검색 서비스를 기능적으로 보조해주는데 불과하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검색 사업자들은 더욱 과감한 시도를 하게 된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2012년 6월에 등장한 '구글 나우’이다. 구글 나우는 사용자의 누적된 질문과 현재 위치, 일정, 개인정보, 선호도 등을 반영해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를 미리 알려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출퇴근 시 자주 다니는 길을 기억해 몇 시가 되면 출근해야 되는지, 그리고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른지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기존의 검색(Search)과 구분하기 위해 '발견(Discovery)'이라고 부르고 있다. ‘발견'은 기존 검색보다 훨씬 개인화되고 현재 상황(Context)이 고려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오래전부터 검색 서비스에서 시도되고 있었던 것으로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주목을 받고 ‘구글 나우’를 통해 좀 더 대중적으로 된 것에 불과하다.

검색 서비스들의 오랜 고민을 응집한 구글 나우는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처음 접할 때는 강력한 호기심을 이끌어 내지만 지속성을 유지하는데는 실패한 듯 하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난 지금에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구글 나우를 음성 인식 서비스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발견’은 공급자 입장에서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재미가 없는 서비스이다. 기존 검색에서는 결과 목록에서 본인이 원하는 능동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때로는 의도치 않았던 결과(Serendipity)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고 빠져들기도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나온 ‘발견’이 서비스가 본질적으로 가져야 할 재미(Fun)을 반감시켜버린 것이다. 적어도 PC와 스마트폰 안에서 보는 현재의 모습은 그렇다.

그런데,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될 수 있을 듯 하다. 작은 화면에서 효율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발견’은 효율성이 뛰어나다. 스마트워치에서는 ‘발견’으로 1차 정보를 전달하고 필요할 때는 페어링된 스마트폰에서 ‘검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경험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보완적인 기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발견’에 대한 시도는 구글만의 모습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폰 8.1’에서 개인비서 서비스인 ‘코타나’를 탑재했다. 야후는 자체 개인화 기술 엔진인 C.O.R.E.를 활용하여 '패스트브레이크', ‘커브볼’라는 코드명으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찾아오는 검색’을 지향하는 모바일 검색 서비스 ‘디스커버리 - 검색人’이 작년에 국내에 진출하기도 하였다.
 
해외 검색 사업자들이 이렇게 ‘발견’에 대해 공격적인 대응을 하는 것에 비해 국내 검색 서비스는 여전히 고전적인 검색의 이용행태에 초점이 멈춰져 있다. 일부 쇼핑몰이나 콘텐츠형 서비스에서 내용기반추천시스템이나 협업필터링을 적용해 추천시스템을 제공하는게 전부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대형 스크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기존 검색만으로 충분히 모바일 대응을 하고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까지 지금과 같은 시장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국내 사업자들도 검색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바꾸어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구글 나우가 자신있게 웨어러블 기기에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2년간의 물리적인 경험이 뒷받침 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4/17 17:56 2014/04/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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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하나에 2조를 쏜 페북의 대범함


“어지러워서 넘어질 수도 있으니 앞에 있는 기둥을 꼭 잡으세요”

근무하던 직원이 가볍게 주의를 준다. 그때까지만 해도 괜한 너스레로 여기고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체험이 시작되자 자연스럽게 기둥을 잡고 있던 손목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시각과 청각을 완벽히 속이며 가상세계(이하 ‘VR’)가 현실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VR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자연스럽게 관심도 높아졌다. 게임용 헤드셋‘오큘러스 리프트’로 롤러코스트를 경험했을 때의 기억이다.
 
2014년 3월 25일,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한 ‘오큘러스VR’를 페이스북이 인수했다는 발표가 보도되었다. 아직 정식 제품 하나 없는 기업에 23억달러(2조 5천억원)나 투자 했으니 호사가들이 좋아할 만한 뉴스거리이다. 그런데, 의외로 무미건조한 기사들만 접할 수 있을 뿐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얼마전에 있었던 왓츠앱(Whatsapp) 인수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소셜네트워크 최강인 페이스북과 가상현실 기업이 함께 하는 모습을 당장 그려보기가 어려우니 해석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번 인수를 알리는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달린 댓글을 보면 부정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페이스북의 돈놀이일 뿐이라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인수건을 지켜보며 저커버그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고 있다.

오큘러스VR의 가능성을 본 그의 안목 때문만은 아니다. 인수 합병에 대한 그의 철학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인수 합병을 결정할 때는 수익성, 자사 서비스와 시너지 여부, 인재 확보 등을 보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커버그는 이러한 상식과 전혀 무관한 곳에 23억달러를 지불했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가 전부이다.
 
저크버그도 VR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하다. 다양한 가능성 중 하나로 선택한 것 뿐이다. 4억 5천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왓츠앱(Whatsapp) 인수는 의사 결정의 문제이다. 하지만, 실체없는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는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철학으로 새로운 기술을 모은다면 페이스북이 미래 플랫폼을 장악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철학은 무모함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필자가 이번 인수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도전하는 페이스북의 모습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10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기업이다. 끝없는 인수 합병을 통해 수평확장과 수직통합을 진행하는 저돌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전략을 실행하는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의 모습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 인수 소식을 듣고 '오큘러스 리프트' 기억이 떠오르며 웨어러블 시장을 여는 것은 애플과 삼성이 아니라 페이스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과 같은 WMD(Wrist Mounted Device)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사업자들의 고민은 갑자기 작아진(또는 사라진) 디스플레이에 정보를 전달하는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한데 있다. 플랫폼, 킬러앱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도 이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시장 트렌드를 무시하고 HMD(Head Mounted Device)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시장의 고민을 뛰어넘는 선택이다. 물론, 그 전에도 HMD는 존재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에 기반하는 ‘구글글래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구글은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현실 세계의 정보’라는 틀에 머물렀다. 오큘러스VR은 웨어러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모든 화두를 비껴간 전혀 다른 개념의 제품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페이스북이 단기간에 효과를 본다거나 웨어러블 시장에서 오큘러스VR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란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페이스북이 미래 시장을 접근하는 자세와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엑셀을 바라보고 의사 결정하는 기업은 실패를 하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만들어가지는 못하는 법이다. 페이스북은 5년후, 아니 10년후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4/02 23:43 2014/04/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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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경쟁의 종식과 모바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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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MWC 2014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 센터에서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를 진행했다. 흔한 제품 발표 행사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기업이 고심하여 만든 결과물인만큼 이를 통해 시장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언팩행사를 보고 느낀 몇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하드웨어 영향력 약화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2014년 상반기 전략단말기인 '갤럭시 S5'를 공개했다. 그런데, 사양만을 살펴보면 밋밋하기 그지없다. 전작인 갤럭시 S4에 비해 0.1인치 늘어났고 1천600만 화소 ISOCELL 방식의 카메라 정도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해상도는 루머를 통해 예상되었던 2560x1440이 아닌 1920x1080에 불과하다. 64비트나 새로운 코어 아키텍터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발전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운로드 부스터'라는 네트워크 기능과 함께 방진, 방수 기능, 지문인식 등과 같은 세밀한 기능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매년 코어 개수를 2배로 늘려왔던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에 비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큰 체감을 하기 어려운 기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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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반응은 아이폰 5S의 발표를 보고 혁신 유무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과 유사하다. 하드웨어 경쟁을 통한 차별화를 어필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음이 구체화된 것이다. 생활밀착형 스펙과 UX가 더욱 강조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대형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고가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갤럭시 S5의 출고가가 S4보다 낮을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의 필요성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언팩 행사의 주인공을 갤럭시 S5로 보고 있지 않다. 언팩 행사 이전에 공개한 삼성 기어 2, 삼성 기어2 네오와 당일 발표된 삼성 기어 핏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삼성 기어 핏에는 첫인상이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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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로서는 기어 시리즈를 통해 차세대 먹거리를 찾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을 한 셈이다. 이것저것 모든 것을 담으려고 했던 전작에 비해 확실한 사용성도 제시했다. 실시간 피트니스 코칭 기능을 탑재하여 운동량 관리가 가능한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헬스케어를 통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뜻이다.

스마트폰과의 관계정립에도 변화가 보인다. 기어 시리즈는 갤럭시 노트3에 모든 것을 의존했던 '컴패니언 제품'에서 독자적인 기기로 포지셔닝됐다. 스마트폰과 연동되지 않아도 심박센서를 통해 독자적으로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어시리즈에서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떼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마트폰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대형 제조사의 모습이 투영된다.



제조사의 속성과 한계

삼성 기어 핏은 또 다른 의미에서 제조사의 속성을 살펴볼 수 있는 제품이다. 사실 기어핏은 제품군으로 볼 때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의 중간쯤 위치하고 있다. 다소 애매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이유는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경쟁이 예상되는 나이키 퓨어밴드나 핏빗 등과는 대조적으로 기어 핏은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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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사용성에 필요한 스펙인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제품 가격, 배터리, 무게, AS 등에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것은 TV 브라운관을 모태로 성장한 대형 제조사의 속성에 기인한다는 생각이다. 음향기기를 제외하고는 좋은 디스플레이가 제품이 경쟁력이었던 과거의 경험이 작용한 것이다. 이 부분이 제조사의 장점인지 한계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이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다.

시장의 평가는 웨어러블 기기의 리더십을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는 대형 제조사가 가지고 갈지, 새로운 플레이어가 차지할지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현재로선 웨어러블 기기는 대형 제조사끼리의 싸움보다는 산업군간의 경쟁 중심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3/02 21:14 2014/03/0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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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스마트폰의 혁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최신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 2분기에 전세계적으로 판매된 휴대전화는 4억3500만대라고 한다. 이 가운데 51.8%인 2억 2500만대가 스마트폰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피처폰보다 많이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었으며 우리의 삶과 밀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다른 시선에서 보자면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고착화되어 있으며 성장의 한계에 가까이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경쟁사들의 손실이 높아 삼성과 애플이 전체 수익의 100%를 넘게 차지하고 있어 두 업체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 혁신의 상징처럼 보였던 스마트폰은 점차 상향평준화되어 비슷한 수준의 제품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비즈니스인사이더 IT편집장인 스티브 코바치는 "스마트폰 개념은 사라졌다.(The concept of a `smartphone` is dead)"이라고 평했는데 그의 말에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한다.

돌이켜보면  ‘혁신’이라고 인정할 만한 새로운 스마트폰의 탄생을 본지는 오래된 듯 하다. 노키아는 ‘루미아 1020’에 4100만 화소 폰카를 제공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처참했다. HTC One의 하단 정전식 외부 버튼이나 LG전자 G2의 후면버튼 등은 편의성을 제공해줄 수는 있겠지만 ‘혁신’이라고 평할 정도는 아니다.

스마트폰 OS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iOS7은 베타6까지 공개가 되어 있지만 아이콘 디자인의 혹평과 함께 기존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흡수했을 뿐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올 봄에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버전인 키라임파이(정식 명칭은 '킷캣’)는 아직까지 정확한 로드맵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정체된 스마트폰의 혁신은 전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주요 항목을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장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고가 단말이 많이 판매되었다. 시장 포화가 가까워진 현재로서는 점차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단말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하이투자증권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세계 스마트폰의 ASP(Average Selling Price)는 2008년 $541에서 2012년 $319으로 하락하였고 지금과 같은 추이라면 2017년이 되면 $218이 될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5C’로 알려진 중저가형 단말을 준비 중인 이유도 신흥시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판단일 것이다. 삼성전자도 최근에 갤럭시 메가, 갤럭시 골든, 갤럭시 그랜드 등과 같은 보급형 단말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300 이하의 스마트폰을 중저가 또는 보급형으로 정의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발전

이런 상황은 제조사로선 여간 고민이 아닐 수가 없다.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갑작스럽게 감소하지는 않겠지만 ASP가 떨어진다는 것은 매출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그만한 폼팩터로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만들기 힘들어지면서 마케팅 비용만 증가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기기로 관심이 가게 된다.

이것이 최근의 제조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한 배경이다. 다음달 4일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나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iWatch’, 구글의 ‘구글 글래스’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당분간, 사용자의 니즈와 무관하게 제조사는 생존을 위해서 보급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수직통합 전략

기기 구성이 서로 유사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콘텐츠나 서비스로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공격적으로 나서는 서비스 사업자들이 있다. 제조사들이 자신의 서비스를 유통시키는데 만족하지 않고 직접 스마트폰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이다. 수직통합을 통해 자사 서비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다.

최근에 구글이 모토로라와 협력하여 판매를 시작한 모토X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모토X는 하드웨어만으로는 평이하지만 사용자의 음성으로 구동이 가능하고 구글만의 상황인지 기술과 예측 기술을 적용하였다. 비록 시장에서 큰 성공을 하지는 못했지만 페이스북은 HTC와 제휴를 통해 ‘HTC First’라는 단말을 내놓았다. 아마존은 이미 태블릿 PC를 판매하고 있으며 자체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루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기기로서의 혁명은 서서히 느려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진화를 통해 에코시스템을 확장하고 특정 서비스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어쩌면 하드웨어 혁신의 끝이 소프트웨어 혁신의 시작을 이끌어 낼지도 모르겠다.



* 이 포스팅은 제가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기고한 칼럼으로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에 있습니다.
2013/09/15 21:46 2013/09/1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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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구글 글래스 판매량 전망


BI Intelligence가 2013년 5월에 발표한 전망 자료이다. 현재까지는 구글 글래스 판매량을 전망한 유일한 보고서인 듯 하다. 2014년 83만대, 2017년 천만대, 2018년 2천만대 정도로 예측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전향적으로 예측한 자료로 보인다. 참고로 주니퍼 리서치가 전망한 전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판매량은 2017년 7천만대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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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3 19:45 2013/07/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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