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구글과 삼성전자의 관계 변화


경쟁 구도가 되어가는 구글과 삼성전자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기존 시장을 파괴하자 휴대폰 제조사들은 자유도가 높은 안드로이드를 채택하여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피처폰에 머물고 있었던 당시 제조사들 중에서 삼성전자는 구글과 강한 제휴를 통해 가장 적극적인 대응을 하였다. 그 결과, 지난해 35%가 넘는 스마트폰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구글 역시 삼성전자의 호조를 등에 엎고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넓혀갔고 지난해 점유율을 81.3%까지 올릴 수 있었다.

시장에서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들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사 모두 수직통합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던 삼성전자는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인텔과 연합하여 타이젠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자체 앱스토어나 뮤직 허브, 리더스 허브, 챗온 등과 같이 구글과 경쟁 구도에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단말에 선탑재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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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역시 스마트폰 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였다. 넥서스 시리즈를 통해 레퍼런스 단말을 시도하더니 2011년 8월, 125억달러에 모토로라를 인수하기로 발표하였다.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와 무관하게 안드로이드가 개방형 플랫폼으로 유지될 것임을 강조하였지만 삼성전자에게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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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관계 회복


이런한 대결구도를 만들어가던 양사가 최근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2014년 1월 27일, 삼성전자와 구글은 양사가 공유하는 광범위한 광범위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10년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번 제휴를 통해 공유되는 특허의 건수는 삼성전자의 10만건과 구글의 5만건으로 총 15만건 정도이다.

2014년 1월 31일, 구글은 레노버에 모토로라 사업부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구글의 공식 블로그에서는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핵심 제조사(major player)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각대금의 경우 6억6,000만달러는 현금으로, 7억5,000만달러는 레노버 지분으로 지급 받고 나머지 15억달러는 향후 3년 내에 받기로 했다.



구글의 수직통합 전략

구글이 모토로라를 파격적인 가격에 매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직통합에 대한 전략이 수정되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스마트폰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하드웨어의 범위가 더 넓어진 것 뿐이다. 구글은 구글글래스, 토킹 슈즈, 구글 무인 자동차와 같은 하드웨어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32억달러를 투자하여 벤처회사 ‘네스트랩스’를 인수하기도 하였다. 네스트랩스는 전직 애플 임직원들이 만든 회사로 가정용 온도조절 장치와 화재, 일산화탄소 감지 센서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구글이 본격적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에 대한 고민

결국은 포스트 스마트폰에 대한 고민이 양사의 관계를 회복하게 된 셈이다. ‘프레너미(frienemy)’라고 불렸던 구글과 삼성전자가 대립각을 보였던 영역은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산업이었다. 포괄적인 특허 제휴를 하고 거액을 투자했던 휴대폰 제조사를 다시 매각한 것은 스마트폰 중심의 성장이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이기 때문인듯 하다. 실제로 일부 선진 국가에서는 2013년에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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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속도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은 스마트폰에서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더 다양한 대응을 하기 위해 다시 삼성전자의 손을 잡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특허 제휴에서 특정 영역으로 제한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진행한 것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의 향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포괄적 제휴에는 IoT,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로봇, 헬쓰케어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공공의 적을 정조준

'애플' 역시 잠시 위태했던 양사의 관계를 다시 결속시켜주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애플과의 특허전을 치루면서 삼성전자는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월 초, 삼성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자인 시스코와 포괄적인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였다. 에릭슨과의 특허 제휴는 기간 연장을 하면서 특허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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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 구도가 IoT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므로 애플과의 경쟁구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안드로이드’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모바일 업계에서 성장한 구글과 삼성전자로서는 현재의 경쟁구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서로 손을 잡아 애플을 공략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고민

구글과의 제휴 강화는 싫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구글과 삼성전자의 갈등은 서로의 영역에 침범을 한 것에서 출발했다. 구글은 제조사의 영역으로 확장을 하였고 삼성전자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확보를 하였다. 최근에 두 기업 사이의 관계는 다시 회복되고 있으며 구글은 모토로라를 매각해버림으로 일차적인 화해의 의사를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삼성전자의 차례이다. 구글과의 연합을 견고히 하여 애플과 경쟁을 하고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라면 구글과 같은 명확한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자체 서비스에 대한 대폭적인 축소가 필요한 타이밍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이러한 협의를 마무리 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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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위험한 제품은 역시 ‘타이젠’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가장 대치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녹스, 챗온, 뮤직 허브 등과 같은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구글의 노림수를 알기에 무작정 버릴 수는 없으니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향후전망

소원했던 두 기업이지만 포스트 스마트폰을 준비하기 위해 제휴를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허 제휴를 포함하여 IoT용 신규 플랫폼과 레퍼런스 단말에 대해 기밀히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기존 서비스를 상당부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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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논점과는 약간 떨어지지만 모토로라의 매각으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도 관전포인트이다. 포스트 스마트폰을 준비한다는 맥락에서 보면 삼성전자의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듯 하다. 모토로라의 핵심역량을 제외하고 구매한 레노버는 성장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모토로라의 히스토리를 보면서 팬택의 향방도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내수시장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중국 제조사들에게는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먹이감이기 때문이다.



* 이 포스팅은 제가 Digieco에 기고한 '구글과 삼성전자의 특허 제휴' 보고서를 기반으로 내용을 첨삭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2014/02/13 19:35 2014/02/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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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판매량으로 알아보는 13년 3Q 트렌드


2013년 3분기에 대한 분석 보고서들이 마무리되어 발표되고 있다. 내용들을 살펴보니 특별히 눈에 띄일만큼 변화되는 새로운 움직임은 없다. 다만, 전체 모바일 시장의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어 이 공간을 활용해 정리해볼까 한다. 주요한 흐름 5가지만 추려보았다.



#1. 스마트폰의 성장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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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서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되었다는 분석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보고서들을 보니 적어도 현재까지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가트너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 3분기의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5,020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45.8% 증가했다. 분기별 판매량 증가율을 살펴보니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을만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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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좁혀서 보면 스마트폰의 포화상태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전세계 판매량을 다루는 보고서에서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는 판매량 추이의 감소를 발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교체 수요가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진시장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선진시장의 대표격인 국내 시장의 자료를 보아도 2012년말을 기준으로 성장세가 현저히 꺽여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 내수만으로 성장하는 중국 업체

이번분기 제조사별 스마트폰 점유율를 살펴보면 화웨이와 레노버의 성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트너와 IDC의 보고서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3~5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트너의 자료를 보면 레노버의 점유율은 5.1%로 4.8%를 차지한 LG전자보다 높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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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성장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도 1,300만대를 기록하며 7위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내수 시장만으로 이런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수치이다. 참고로 이번 분기에는 전체 안드로이드 단말의 41%가 중국에서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레노버와 화웨이등은 점차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제품도 태블릿이나 스마트 TV, 스마트워치 등으로 확대하고 있으니 잠재력이 더욱 무섭다고 할 수 있다.



#3. 돈버는 사업자는 삼성과 애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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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지만 수익면에서는 형편이 없다. 3분기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53%, 애플 56%의 수익을 남겼다. 두 업체의 수익율을 합하면 109%에 이른다. LG전자와 HTC는 –1%, 모토로라는 –3%, 블랙베리는 –4%의 손실을 각각 냈다. 12.1%의 판매량을 점유하고 있는 애플이 수익율에서는 5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여전하다.



#4. ASP는 지속적으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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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ASP(Average Selling Price)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의 주요 소비 시장이 보급형이 중심이 되는 신흥시장이다 보니 당연한 현상이다. 안드로이드의 ASP는 $268로 1년전의 $313보다 더욱 감소했다. iOS의 ASP는 $635로 여전히 월등한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작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수익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5. 마이크로소프트의 점유율 증가

바닥까지 떨어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점유율은 최근 반등에 성공하여 성장 중에 있다. 하지만, 그 반등의 속도가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2011년 4분기 1.8%에 불과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3.6%로 올랐다. 분기 판매량은 95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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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치만으로 안드로이드와 iOS를 이어 '제 3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가로 잘 판매되지 않는 루미아 시리즈를 할인을 하며 밀어낸 덕분이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판매량의 상승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런지, 판매된 단말을 통해 컨텐츠 유통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 관건이 되겠다.
2013/11/20 19:03 2013/11/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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