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버라이즌의 야후 인수에 숨겨진 메시지


미국의 최대 통신 기업인 버라이즌이 야후의 인터넷 검색과 뉴스, 이메일 등 포털 사업을 48억3000만 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였다.

​이미 많은 언론 보도와 분석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버라이즌의 ‘탈통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야후의 원커넥트(One Connect )전략에 감동을 하고 자체 개인화 기술 엔진인 C.O.R.E.를 마냥 부러워했던 과거 포털 기업 출신에게는 느껴지는 감회가 조금 달랐다. 개인적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느꼈던 몇가지 내용을 간략하게 공유를 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포털 비즈니스의 몰락

‘인터넷 포털’ 이라는 단어는 야후에 의해 탄생되고 정의되었다고 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니다. 1994년에 탄생한 야후는 다른 인터넷 기업의 롤모델이 되어 해외에서는 구글과 바이두, 국내에서는 네이버 등과 같은 거대 공룡 등의 초기 모델이 되었다. 약 20년 정도 이어진 포털 비스니스는 검색과 뉴스, 커뮤니티를 통해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이를 광고를 통해 수익화 시키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조금 과장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인수는 이러한 포털 비즈니스 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포털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웹검색’이 가장 위험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용자들이 앱(App)을 중심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각각의 버티컬 모바일앱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마저 검색 광고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마케터(eMarketer)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에는 구글 전체 매출에서 검색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64.2%로 추락할 전망이다.

뉴스는 페이스북에게 점차 시장을 내어주고 있으며 사용자를 연결시켜주는 것은 오래된 게시판이 아니라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MIM)과 SNS이다. 실제로 모바일 시대에 포털의 영향력은 수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젊은 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2016년 미디 어통계 수첩’ 보고서에 의하면 모바일에서 포털앱을 이용하는 비중이 전체 평균 14.7%인데 비해 18세~24세는 11.5%에 불과하다고 한다.



둘째, '의미있는 2위'는 없는 시장

야후는 인터넷 시장 초기에 시장을 지배하던 제왕이었다. 디렉토리 구조를 기반으로 한 검색과 오픈 마켓, 생활 정보 사이트 등을 최초로 선보였던 혁신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하지만, 검색은 구글에게 오픈 마켓은 이베이에게 생활 정보는 크레이그리스트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한때 1위’를 했던 야후가 2위로 내려앉아 버린 것이다.

​전통 산업에서는 특정 카테고리의 3위 사업자까지가 유효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인터넷 산업에서는 2위 기업 조차도 의미가 없는 승자독식의 형태를 갖는다. 모바일 시대에서는 더욱 더 심화된다. 와이즈앱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사용자들의 톱100위 앱에서 네이버 15개, SK 11개, 카카오 10개, 구글 9개, 삼성 8개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포털, 통신사, MIM, OS 사업자, 제조사 등의 각 분야에서의 1위 사업자들이 거의 독식을 하는 구조이다.

야후와 마찬가지로 ‘한때 1위’를 했던 다음이 카카오에 인수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산업에서 2위는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은 이번 인수 금액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야후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구글(정확히는 '알파벳’)의 시가 총액은 약 5300억 달러이다. 이번 인수 금액의 약 110배 정도가 되는 규모이다.



셋째, 폐쇄형 플랫폼의 한계

웹 2.0 시대가 열리면서 모두가 개방과 공유를 강조했고 플랫폼을 이야기 했다. 순수 인터넷 기업인 야후도 누구보다 흐름을 잘 감지했고 실행에 옮겼다. 야후가 만들어낸 서비스들을 모두 API 형태로 만들었다. 그런데, 관련 홈페이지인 https://developer.yahoo.com/ 에 가면 내용이나 완성도가 매우 미비하다. 날씨와 지도정도가 서비스 API의 전부이며 이마저도 상용 서비스에는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야후가 만들어낸 API가 제휴 사업 위주로 만들어졌고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제조사와 통신사 등과 같은 대형 기업들도 자체 서비스를 가지고 싶어 했다. 가치사슬 안에서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헤게모니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가 없으니 제휴 대상자가 필요했고 여러 기업들과 계약을 하는 것보다는 대형 포털과 한번에 해결하기를 원했다. 더구나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구글과는 다른 콘텐츠를 보여주려다 보니 야후를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었다.

많은 사업자들이 야후에게 폐쇄형 API를 제안했는데 이는 매출이 필요한 야후에게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하지만,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인터넷 사업에 대한 이해가 낮았고 사용자들에게는 외면을 받았다. 야후가 작은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더라면 대세는 바뀌지 않았을지라도 '인수 금액이 높다’라는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버라이즌이 ‘한때 1위’였던 야후를 통해 무슨 사업을 펼칠 것인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디어 사업이나 개인화된 광고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일부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이야기한 야후의 한계 때문에 어떠한 사업을 하더라도 '그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과 SNS의 시대에 야후가 가지고 있는 자산은 버라이즌의 기대만큼 매력적이지 못할 것이다.



* 이 글은 제가 지디넷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6/08/01 17:55 2016/08/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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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 플랫폼 진화의 문제점


MIM의 무한 성장

카카오톡, 라인, WhatsApp, Snapchat, WeChat, Kik 등과 같은 MIM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원조 MIM인 WhatsApp의 MAU는 5억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Twitter의 트래픽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라인의 MAU는 4억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중국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WeChat의 가입자는 6억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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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의 강력함은 많은 사용자 뿐만 아니라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Mobidia가 일주일 동안의 평균 메시징 앱 실행 시간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톡 213분, WhatsApp 195분, Kik 97분, 라인 94분 등으로 나타났다. 상위 11개 메시징 앱의 일주일 평균 사용 시간은 84분으로 다른 카테고리앱보다 월등하게 높다.



플랫폼으로 달려가는 MIM

MIM은 사용자와 트래픽면에서는 거침이 없었지만 수익성에 대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늘어나는 사용자만큼 서비스 유지비용이 올라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려와는 달리 MIM들은 플랫폼을 지향하며 이러한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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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보한 대규모 트래픽을 이용해 스티커를 판매하거나 쿠폰, 게임 아이템, O2O 등과 연계시키며 수익을 만들어 갔다. MIM 사업자는 물론이고 MIM의 트래픽을 등에 업고 속된 말로 대박이 난 써드파티 사업자들도 늘어갔다. 서비스적으로도 각종 패밀리 앱들을 통해 수직확장이 진행 중이다. 라인(Line)의 경우, 패밀리 앱들의 누적 다운로드 숫자가 3년만에 10억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반 서비스의 혁신은 어디로

하지만,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목표 아래서 내놓은 MIM 사업자들의 최근 행보는 다소 위험해 보인다. 만들어지는 패밀리앱들이 지나치게 많고 이들은 무분별하게 기본앱(모앱, Mother App)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게임이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유틸성 앱을 제외하고는 패밀리앱이 성공하는 경우는 실제로 많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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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앱을 통한 서비스 확장이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자 급기야 MIM 사업자들은 기본앱에 커뮤니케이션과 무관한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Tango는 Chnnael을 통해 컨텐츠 구독을 하기 시작했고, 라인은 타임라인을 통해 라이프로그를 제공한다. 샤오미의 MiTalk는 Group을 통해 커뮤니티로 확장을 했고, Kik는 html5 기반의 써드파티앱을 내장했다. 기본앱은 무거워지고 있고 사용자들은 원치 않은 기능에 강제로 노출되고 있다.



증가하는 사용자의 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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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 Media에서 최근 국내 MIM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 무분별하게 발송되는 게임 메시지에 대한 불만이 49.6%나 되었다.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필요한 정보 외에 MIM를 통해 들어오는 메시지를 싫어한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40대 이상의 사용자들의 거부감은 53.4%에 이른다.

이러한 사용자 피로감은 지인 네트워크가 중요한 MIM 특성상 당장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기반 플랫폼이 빠르게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조사 결과, 사용자의 56.2%가 2개 이상의 MIM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는만큼, 수평 이동은 장애물이 없어진 상태라고 해석해야 한다.



버티컬 서비스들의 진화도 만만치 않아

수평 이동은 물론이고 각 버티컬앱들이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내장하면서 수직 이동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Push Notification을 보내는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다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Message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사라져 버린 시대가 되었다. 가장 최근의 사례가 Pinterest앱이다.



얼마전에 업데이트 된 Pinterest 앱에서는 특정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나 원하는 사용자의 프로필 사진을 Long Press 하면 된다. 적어도 앱 내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요구는 이탈할 필요없이 내부에서 모두 처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Pinterest의 메시지는 웹에서도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근본을 놓쳐서는 안돼

MIM의 플랫폼 전략은 매우 훌륭하며 잘 진행되고 있다. 패밀리앱이 맞느냐 기본앱의 확장이 맞느냐에 대한 소모성 논쟁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도 아니다. 형태를 떠나서 지금과 같이 서비스 확장은 계속되어야 하며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플랫폼 확장 전략 만큼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MIM의 본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때는 기업형 계정, 프리미엄 계정, 스티커 메시지, 1회성 메시지 등과 같은 기획적인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MIM에서 새로운 경험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 지금의 MIM들은 그만그만한 기능을 유사하게 제공해주고 있다. 사용자들이 MIM에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Key Feature)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수익을 만들어주는 충성사용자는 전체의 극히 일부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본질을 놓치는 플랫폼 사업자는 오래 갈 수가 없는 법이다.
2014/09/03 21:26 2014/09/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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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토 2014/09/04 11:47 PERM. MOD/DEL REPLY

    지엽적인 문제인데, 카카오톡과 라인은 MAU 를 발표하지 않고 가입자수만 공식 발표하고 있다 하는데요. 인용하신 MAU표는 아마도 추정한 숫자일듯 합니다.
    http://was-sg.wascdn.net/wp-content/uploads/2014/08/We-Are-Social-Global-Chat-App-Figures-2014-08-251-500x375.png

  2. donobono 2014/09/11 13:54 PERM. MOD/DEL REPLY

    글을 읽고나니 MIM의 본질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언급하신 MIM들이 생각하시는 본질에 부족한 부분들이 어떤게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하구요..

    저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MIM에게 꼭 필요한 기능들은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구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점점 옆으로 새는게 아닌가 생각이 되거든요.. MIM을 쓰면서 메시지를 보내는데 더 필요한게 있을까 하고 생각되는게 딱히 떠오르지를 않는군요.. 제 상상력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요.. ^^;;

 

카톡게임 vs 밴드게임


일반적인 서비스 구축은 초기 단계부터 수익모델 설계가 같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는 조금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기본이 되는 서비스는 완성도를 높여서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시키고 어설픈 유료화는 시도하지 않는다. 본 서비스는 모체 역할을 하며 서드파티를 지원하게 되는데 실제 수익은 서드파티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톡 ‘게임하기'(이하 ‘카톡게임’)이다. 마땅한 수익모델없이 운영되던 카카오톡은 2012년 7월에 카톡게임을 런칭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카톡게임의 누적 가입자수는 4억명, 총 매출액 1조원, 1일 최다 다운로드수 100만건, 서비스 게임 150여종에 이르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 몬스터길들이기, 쿠키런 등과 같은 히트작들이 탄생했으며 '카톡게임 입점= 성공'이라는 공식이 탄생되었다.
 
물론,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라고 해서 반드시 수익성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서비스의 특성에 맞는 고유한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 양질의 서드파티를 발굴해 내야만 가능하다. 서드파티가 되는 개발사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이러한 플랫폼으로서의 장점을 훌륭하게 발휘하며 카톡게임을 안착시켜왔다.


 
밴드의 도전장

이러한 카톡게임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서비스가 나타났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폐쇄형 SNS인 ‘밴드(BAND)’가 그 주인공이다. 밴드는 2012년 8월 서비스 출시 이후, 9개월만인 지난 5월 1천만 다운로드를 넘어섰고 2014년 4월 말에는 3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하였다.
 
지금까지 수익모델 없이 집객에만 집중하던 밴드가 곧 게임서비스를 런칭하며 본격적인 수익확보에 나섰다. 카톡 못지 않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는 밴드이지만 무작정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본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것은 물론이고 후발 주자인만큼 차별화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는 밴드게임

카톡게임에 입점한 게임개발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수수료였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스토어를 기반으로 게임을 유통했던 카톡 게임은 벌어들이는 수익의 30%를 애플과 구글에 떼어줘야 하고, 카카오에게 플랫폼 수수료 21%를 나눠줘야 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49%만 게임개발사의 수수료로 돌아갔다.
 
캠프모바일은 개발사들의 불만을 ‘밴드’와 ‘네이버 앱스토어’를 모두 가동하여 해결했다. 일단, 밴드는 플랫폼 수수료를 14%로 낮추었다. 그리고,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배포를 하면 마켓수수료를 20%까지 인하시켜 준다. 카톡게임에 비하면 최대 15%까지 게임개발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셈이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만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이다.


 
플랫폼의 특징이 이어져

카카오는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성장한 서비스이다. 상대방 동의가 없더라도 전화번호만 알면 친구관계가 성립하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카카오를 기반으로 하는 카톡게임은 이러한 특징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불특정 대상과 경쟁을 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카카오는 알림(Push Notification)을 게임에서 밀접하게 사용해왔다. 게임 참여를 지인이 보내는 알림을 통해 유도한 것이다. 알림은 카톡게임을 확산시킨 원동력이 되기는 했지만 사용자의 피로도를 높이면서 본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전혀 모르는 사용자에게 카톡게임의 알림(Push Notification)을 받아본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다 있을 것이다.
 
반면 밴드는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초대와 동의를 거쳐서 만들어진 그룹이다. 그렇기 때문에 밴드게임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지인이 추천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된다. 카톡게임보다 상대적으로 확산의 범위는 좁아지지만 사용자의 관심도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밴드는 불필요한 알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피로도를 사전에 제거했다. 대신 게임 관련 포스팅에 리워드를 주는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밴드’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성향을 잘 분석하고 이에 맞는 차별화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을 통한 발전을 기대해

밴드게임에 대한 초기 사용자 반응은 좋은 편이다. 4월 11일에 시작한 사전예약 이벤트는 7시간만에 참여수가 10만을 돌파했고 17일까지 52만건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도 관련한 밴드게임에 참여항 게임개발사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고 카톡게임의 운영방식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개발사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밴드만의 차별화를 제시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다. 잠재적인 위험요소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무심사 입점’이다. 개발사들의 입장에서 장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아타리쇼크’처럼 플랫폼 붕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선택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캠프모바일의 계획에 의하면 5월 12일에 밴드게임이 정식 오픈할 것이다. 업계 일원으로서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카톡게임을 견제할 수 있는 경쟁플랫폼이 등장하고 개발사들의 유통 채널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무엇보다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 전략으로 시도하는 모습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상호 대응을 하고 발전해가는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5/12 09:32 2014/05/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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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봉봉킴 2014/05/15 13:40 PERM. MOD/DEL REPLY

    글 잘 봤습니다.^^
    카톡을 견제하는 업체가 결국 네이버라는 것도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네요ㅎㅎ

 

가능성 하나에 2조를 쏜 페북의 대범함


“어지러워서 넘어질 수도 있으니 앞에 있는 기둥을 꼭 잡으세요”

근무하던 직원이 가볍게 주의를 준다. 그때까지만 해도 괜한 너스레로 여기고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체험이 시작되자 자연스럽게 기둥을 잡고 있던 손목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시각과 청각을 완벽히 속이며 가상세계(이하 ‘VR’)가 현실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VR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자연스럽게 관심도 높아졌다. 게임용 헤드셋‘오큘러스 리프트’로 롤러코스트를 경험했을 때의 기억이다.
 
2014년 3월 25일,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한 ‘오큘러스VR’를 페이스북이 인수했다는 발표가 보도되었다. 아직 정식 제품 하나 없는 기업에 23억달러(2조 5천억원)나 투자 했으니 호사가들이 좋아할 만한 뉴스거리이다. 그런데, 의외로 무미건조한 기사들만 접할 수 있을 뿐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얼마전에 있었던 왓츠앱(Whatsapp) 인수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소셜네트워크 최강인 페이스북과 가상현실 기업이 함께 하는 모습을 당장 그려보기가 어려우니 해석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번 인수를 알리는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팅에 달린 댓글을 보면 부정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페이스북의 돈놀이일 뿐이라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인수건을 지켜보며 저커버그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고 있다.

오큘러스VR의 가능성을 본 그의 안목 때문만은 아니다. 인수 합병에 대한 그의 철학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인수 합병을 결정할 때는 수익성, 자사 서비스와 시너지 여부, 인재 확보 등을 보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커버그는 이러한 상식과 전혀 무관한 곳에 23억달러를 지불했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가 전부이다.
 
저크버그도 VR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하다. 다양한 가능성 중 하나로 선택한 것 뿐이다. 4억 5천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왓츠앱(Whatsapp) 인수는 의사 결정의 문제이다. 하지만, 실체없는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는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러한 철학으로 새로운 기술을 모은다면 페이스북이 미래 플랫폼을 장악할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철학은 무모함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필자가 이번 인수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도전하는 페이스북의 모습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10억명의 가입자를 가진 기업이다. 끝없는 인수 합병을 통해 수평확장과 수직통합을 진행하는 저돌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전략을 실행하는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의 모습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 인수 소식을 듣고 '오큘러스 리프트' 기억이 떠오르며 웨어러블 시장을 여는 것은 애플과 삼성이 아니라 페이스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과 같은 WMD(Wrist Mounted Device)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사업자들의 고민은 갑자기 작아진(또는 사라진) 디스플레이에 정보를 전달하는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한데 있다. 플랫폼, 킬러앱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도 이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시장 트렌드를 무시하고 HMD(Head Mounted Device)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시장의 고민을 뛰어넘는 선택이다. 물론, 그 전에도 HMD는 존재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에 기반하는 ‘구글글래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구글은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현실 세계의 정보’라는 틀에 머물렀다. 오큘러스VR은 웨어러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모든 화두를 비껴간 전혀 다른 개념의 제품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페이스북이 단기간에 효과를 본다거나 웨어러블 시장에서 오큘러스VR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란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페이스북이 미래 시장을 접근하는 자세와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엑셀을 바라보고 의사 결정하는 기업은 실패를 하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만들어가지는 못하는 법이다. 페이스북은 5년후, 아니 10년후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4/02 23:43 2014/04/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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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앱스토어의 5가지 주요 특징


2008년 7월 10일, 애플은 앱스토어를 런칭하였다. 이때부터 모바일은 앱 중심의 소비행태를 보여왔고 사업자들은 앱스토어 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시작했다. 이제는 앱스토어를 떠나서는 모바일 시장을 이야기 할 수 없게 되었다.

전체 앱스토어의 흐름 중에서 국내 시장만이 보여주는 몇가지 주요 특징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거창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은 없겠지만 수치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점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강력한 소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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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재미있고 미스테리한 것은 국내 사업자들은 시장이 좁다고 투덜대지만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먼저, 인구대비 디지털 컨텐츠의 지출 비용을 조사한 HIS & App Annie의 보고서를 살펴보자. 한국을 포함한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 7개국의 시장 데이터를 조사하여 비교한 것이다.

자료를 살펴보니 한국, 일본, 미국, 영국만이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단순하게 평균치보다 높은 것은 아니다. 기기 1대당 디지털 컨텐츠의 소비규모와 증가율에서는 한국이 가장 높게 조사되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소비 파워를 보유한 시장인 셈이다. 참고로 1인당 커넥티드 기기 구매율은 미국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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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앱의 수익도 마찬가지이다. 국가별 시장규모를 비교해 보면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전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시장이다. 인구대비를 고려한다면 한국 시장이 가장 활발한 장소임은 분명하다. App Annie & IDC의 다른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3년 국내 모바일앱 시장의 규모는 전년대비 2.3배나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2. 안드로이드 쏠림이 지나쳐

단말 판매 규모로 보면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과 LG의 영향력이 큰 국내 시장의 특성상 유별나게 쏠림이 심하다. SA가 88개국을 대상으로 OS별 스마트폰 사용자 수와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비율이 93.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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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단말의 시장점유율과 모바일앱 수익의 비중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iOS 고객들의 컨텐츠 지출이 안드로이드보다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잠식에서는 도리가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앱스토어 수익에서 안드로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70% 정도로 보고 있다.



#3. 모바일 게임 중심의 소비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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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ista에서 발표한 국내 시장의 카테고리별 모바일 컨텐츠의 지출 비중을 살펴보자. 모바일 게임이 전체의 5.27%를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로 높은 만화(웹툰)가 1.98%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게임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존재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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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의 지출 비중이 큰 것은 다른 국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긴 하다. 하지만, 상대적인 비교를 해보면 그 비중이 지나치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HIS & App Annie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디지털 컨텐츠 지출 중에 92.1%가 게임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게임앱의 비중은 21.6%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이렇다 보니 다른 카테고리의 환경은 척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 앱내 광고로는 재미를 못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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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 경제학이 IAP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앱내 광고는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비활성화되어 있다. App Annie & IDC의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모바일 앱 수익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이다. 프랑스와 일본보다는 높은 수치이긴 하지만 40%가 넘는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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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의 최근 보고서 내용은 더욱 흥미롭다. 2017년까지 광고 수익의 비중이 떨어지는 유일한 국가로 한국을 지목한 것이다. 앞으로의 실제 시장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앱내 광고는 여전히 사용자 거부감이 심하고 게임을 제외하면 장기간 생존하는 앱이 많지 않아 매체력이 약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IDC 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모바일앱 광고 시장은 지금과 같은 수준을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5. 지역 플랫폼의 지배력이 강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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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앱스토어 시장에서는 지역색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앱스토어도 고착화되고 문화적인 트렌드가 투영되기 시작했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Distimo 보고서를 살펴보니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iPad 49%, iPhone 60%, 안드로이드 61%가 국내에서만 인기가 높은 앱이다. 일본과 함께 지역색을 가장 많이 보여주는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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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말로 바꿔보면 국내는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시장이다. 물론,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일본보다 국내 시장이 더욱 심하다. 캘커타에서 수집한 국가별 Top 10에 포함된 앱들의 목록을 보자. 누적다운로드 천만건 이상의 앱 중에서 1분기에 스토어 Top 10에 한번이라도 포함된 리스트이다.

일본은 라인 관련 앱들이 전체의 44.4%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는 카카오 관련 앱들이 59.1%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색이 강하고 게임 위주의 지출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 플랫폼이 문제라기 보다는 쏠림 현상이 지나치고 자연스러운 시장 경쟁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극적인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가장 활발한 지출을 하는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특정 플랫폼과 카테고리를 제외하면 생존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의 관점에서 다양한 플랫폼들을 육성하고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창업 숫자만을 KPI로 지향하는 일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부정적이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회가 된다면 여기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2014/03/31 21:25 2014/03/3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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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니흠 2014/04/01 01:38 PERM. MOD/DEL REPLY

    지나가다 중간에 인용된 자료에 질문할 거리가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국가별 디지털 컨텐츠 비중이라는 표(출처 : HIS & APP ANNIE)에서 "Game excluding apps"와 "Game"을 합쳐서 모두 Game 관련 매출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game excluding apps"는 "게임이 아닌 일반 앱"을 뜻하는게 아닌가요? 짧은 생각이지만 "전체 디지털 컨텐츠 지출 중에 92.1%가 게임"이라는 점이 다소 믿기지 않아서요 ^^; 원 자료의 출처를 검색해도 찾지를 못하겠네요^^; 다음 포스팅도 궁금해지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단견이지만, 저는 '다양한 플랫폼'에 대해 조금은 비관적인 의견인데, 이보다는 '정부측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소수의 잘 관리되는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흠냐 2014/04/01 14:59 PERM MOD/DEL

    글쓴분 말씀이 맞습니다. "game excluding apps"는 게임을 제외한 앱을 의미하지요.

  2. 지나가다 2014/05/13 17:43 PERM. MOD/DEL REPLY

    자료 잘 봤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면서, 세번째 항목에 대해 의견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Statista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모바일 게임이 전체의 5.2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해당 자료는 "Average monthly revenue per mobile app and content user in South Korea as of August 2013, by category (in U.S. dollars)" 이고, 월 평균 ARPU를 달러로 표시한 내용입니다. 원래 자료에서도 %로 표기되어 있지만, $의 오기로 보입니다. 따라서, 해당 자료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에 월평균 $5.27을 쓴다 정도일 것 같습니다. 2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결론은 바뀌지 않지만요.

    그리고 해당 자료는 SKT T스토어를 소스로 했다고 나오는데(In August 2013, Flurry Analytics measured 33,527,534 active smartphones and tablets in South Korea. Data refers to SK Planet's T Store, apps and content only, excluding physical goods.), 국내 시장 전체에 대한 정확한 값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전체로 놓고 봐도 게임 분야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결론은 같을 것이구요..

    지나가다 궁금해서 좀 찾아본 내용 말씀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카카오톡을 벗어나는 모바일 게임


카톡게임의 존재감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93%가 사용하는 국민앱이다. 뚜렷한 BM이 없었던 카카오톡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게임하기'(이하 '카톡게임') 서비스를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 시작한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카톡게임의 누적 가입자수는 4억명, 총 매출액 1조원, 1일 최다 다운로드 100만건, 서비스 게임 150여종에 이르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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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 몬스터 길들이기, 쿠키런 등과 같은 성공 공식의 뒤에 카카오 플랫폼이 있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카톡게임은 사용자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쉽게 바이럴을 형성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전변 인구를 늘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성장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카톡게임의 부작용

카톡게임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업계전반에서 문제점들이 조금씩 대두되고 있다. 좋은 품질의 게임이 나오더라도 카톡게임에 입점하지 못하면 성공이 힘들어져 유일한 흥행창구가 되어버렸다. 카카오톡이 '슈퍼갑'이 되어버렸다는 개발사들의 지적도 많아졌다.

카톡게임내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모바일게임의 생명주기가 과도하게 짧아졌다. 게임 다운로드 수를 기준으로 하는 심사 기준 때문에 대형게임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CPI 집행을 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카톡게임의 운영 정책이 표절게임을 야기시킨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지나친 알림 메시지로 인한 사용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져 장기적으로 모바일 게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독자노선을 선택하는 모바일 게임

이런 문제점때문에 최근에 카톡게임을 벗어나려는 게임 업계의 움직임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3년 동안 개발해 런칭하는 '아크스피어'를 카카오에 입점시키지 않고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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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기간이 4년이나 소요된 넥슨의 '영웅의 군단'도 독립 노선을 선택했고 출시 3일 만에 플레이스토어 10위권에 입성했고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만건이 넘어갔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와 '퍼즐 앤 드래곤'도 자체 서비스를 통해 1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개발 기간이 길었던 대형 게임들이 카톡게임에 입점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가볍고 쉬운 게임들을 선호하는 카톡게임의 사용자들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플랫폼의 등장

네이버가 서비스 하고 있는 폐쇄형 SNS인 '밴드'가 게임서비스를 오픈할 것으로 밝히면서 카톡게임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2014년 2월을 기준으로 밴드의 전체 가입자는 2500만명, 국내 사용자는 2000만으로 카카오톡 못지 않은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밴드 사용자의 80%가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30대 이상이라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기대받고 있다.

네이버는 입점 개발사에게 5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구매하면 56%,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구매하면 64%를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카톡게임은 49%의 수익만 개발사에게 제공한다. 입점 기준도 카톡게임보다 완화시키고 네이버에 광고 노출까지 약속하면서 차별성을 어필하는 중이다. 오픈 일은 4월 1일로 알려져 있으며 총 10개의 게임이 서비스 될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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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부터 아프리카 TV는 '아프리카TV 게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TV 게임센터'는 인기 BJ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클랜과의 경쟁을 지원하여 자사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현재 입점한 게임의 수는 25개 정도이다. 3억 5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라인도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라인은 관계사인 NHN 엔터테인먼트를 적극 활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 플랫폼의 위기론

아직까지 카카오톡의 시장 위상은 국내 모바일 업계에서 절대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작년부터 카카오톡의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기존 사업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가입자는 정체이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뮤직 등과 같이 신규 서비스들이 큰 호응을 못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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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게임의 최근 정량적인 데이터를 보면 정체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게임 중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은 게임도 9종에 달한다. 하지만, 카톡게임 출시 1주년인 2013년 7월 이후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기는 게임은 단 하나도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카카오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통신사와 각을 세우며 선전할 때는 동지의식이 넘쳐났지만 지금은 '또 하나의 갑'일 뿐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군림하는 순간부터 플랫폼의 생태계는 망가질 수 밖에 없다. 카카오의 위기는 개발사들과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플랫폼 사업자의 포트폴리오

카톡게임의 이탈은 기본적으로 수익분배율와 마케팅채널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의존하고 있는 카카오로서는 현재의 수익분배율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체 스토어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다. 결국, 시작은 카톡 게임의 기능상의 문제였지만 플랫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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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카카오측도 자체 앱스토어를 고민하여 상표 출원까지 했지만 배포에 대한 부담으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C와 모바일에서 막강한 매체력을 가지고 있는 네이버나 BJ라는 명확한 중심축이 있는 아프리카 TV에 비해 마케팅 채널이 작은 것도 사실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한 유통 플랫폼으로는 경쟁력이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카카오톡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의 확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의 전망

기존 캐주얼 게임을 소비하는 계층은 당분간 카톡게임의 이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게임이나 해외 시장을 지향하는 제품들의 탈카카오톡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단순 MIM이 아닌 플랫폼으로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써드파티 서비스가 아닌 기본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톡게임이 무너진다면 카카오 플랫폼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국내 MIM 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포스팅은 제가 Digieco에 기고한 '카카오톡을 벗어나는 모바일 게임들' 보고서를 블로그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2014/03/12 23:32 2014/03/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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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의 보이지 않는 적, AOSP


안드로이드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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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출하량' 기준으로 보면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는데 이의는 없을 것이다. SA 보고서를 살펴보니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68.8%에서 2013년 78.9%로 더욱 증가하였다. 유일한 경쟁자인 iOS의 점유율은 19.4%에서 15.5%에 감소하였다. 구글이 만들어 놓은 안드로이드의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한국이 선도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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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쏠림현상이 가장 심한 시장이 한국이라는 것은 이제는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2013년 출하량 자료를 살펴보니 시장점유율 8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7월과 8월에 살짝 하락한 것은 미니멀폴더나 와인샤베트폰과 같은 피처폰 때문이지 iOS와는 무관하다. 한국이야 말로 안드로이드 천국이 되어버렸다.



안드로이드의 백본, AOSP

안드로이드를 통해 온라인 세상을 장악하려는 구글의 야심이 드디어 실현되는 듯 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안드로이드의 백본과 같은 존재인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실, 안드로이드와 AOSP를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쉽지 않다. AOSP는 OS로서의 기능을 하는 안드로이드를 제공하고 소스까지 모두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단말로 출시되기 위해서는 GMS(Google Mobile Service)가 추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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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AOSP는 우리가 접하는 안드로이드에서 구글맵, 지메일, 크롬브라우저, 앱스토어 등과 같은 서비스가 모두 빠져있는 순수 OS이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자사 서비스로 사용자를 유입시켜야 하는 구글로서는 AOSP보다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모바일 앱 유통 계약(MADA)’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AOSP로 만든 Forked Android 생태계

구글 브랜드와 일반적인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야 하는 제조사로서는 구글 Android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구글 생태계가 필요없는 사업자들이 AOSP를 기반으로 Forked Android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일부 셋업박스를 판매하는 소형사업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대형 사업자들이 끼어들면서 상황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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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P(이 포스팅에서는 'Forked Android'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겠다)의 성장세가 어느 정도인지 수치로 살펴보도록 하자. ABI Research에 의하면 2013년 4분기 AOSP의 판매량은 7,1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37%가 성장하였다. 전체 안드로이드의 32.1%, 전체 스마트폰의 2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무시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들

AOSP를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플레이어는 역시 '아마존'이다. 킨들 시리즈를 AOSP로 개발한 아마존은 그 위에 자체 브라우저와 스토어를 올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게임은 플레이스토어보다 더 많은 매출을 킨들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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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anogen에서 개발하는 안드로이드 커스텀ROM ‘CyanogenMod’도 대표적인 AOSP 기반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Oppo가 CyanogenMod를 기반으로 하여 ‘Oppo N1’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노키아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인 '노르망디(X A110)' 역시 AOSP 기반이라는 루머가 있다.

이러한 대형 사업자들이 AOSP 기반의 제품을 낸다는 것은 구글에게는 참으로 골치아픈 일이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파편화는 더욱 심화되고 구글의 통제력은 점차 약해져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을 구글로서는 어떻게 해결해가는지 관전해볼만한 주제이다.
2014/02/14 23:48 2014/02/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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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를 위한 컨텐츠플랫폼의 등장


작디 작은 국내 컨텐츠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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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면적이 좁고 인구가 작은 대한민국은 인프라는 쉽게 발전할 수 있지만 소비되는 컨텐츠 양이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를 보면 2013년 국내 전체(On & Off) 컨텐츠 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391억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5039억달러인 미국, 1857억달러인 일본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작다.



그나마 출판 컨텐츠

국내 컨텐츠 시장에서 어떤 서비스가 그나마 가장 큰 것인지 궁금해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3년 2분기 자료를 찾아 보았더니 출판 컨텐츠의 매출이 4.8조로 27.02%를 차지하고 있다. 소위 ‘읽을거리(또는 볼거리)’라고 부르는 출판 컨텐츠에 대한 매출이 가장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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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는 그렇지만 현재의 출판업이 호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남아 있어 규모는 크게 보이지만 온라인 시대에 적응을 하지 못해 힘을 잃어가고 있고 규모도 예전만 못하다. 어느덧 업계에서는 그들을 ‘전통(Legacy) 매체’라고 부르고 있다. 매체력은 남아 있으나 신선함이 없는 셈이다.



공격적인 시도는 했으나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출판사업자는 독자적인 서비스를 추진했다. 특히, 아이패드가 세상에 나오면서 너도나도 독자앱을 출시했다. 온라인 시대에 포탈 사업자에게 주도권을 넘겨 주었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리고, 실패했다. 이제는 투자를 해서 만들어 놓은 앱을 없애지도 못하고 늘어나는 관리비용 때문에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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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 컨텐츠는 오프라인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간과한 탓이다. 대한민국 스마트 컨텐츠 시장은 철저하게 게임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정적인 읽을거리보다는 화려한 비주얼과 리워드, 경쟁 구도, 상호 커뮤니케이션 등의 기능이 사용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2012년 자료를 찾아보니 스마트 컨텐츠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6.75%로 절대적이다. 읽을거리에 가장 가까운 ‘전자책’은 7.81%에 불과하다.



대형 플랫폼들의 등장

출판사업자 만큼 온라인 사업자들도 고민이 많다. 게임의 수익성이 검증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각종 규제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는 나빠지고 관리 리소스는 계속 들어간다. 대형 사업자의 경우에는 성장을 하기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니 게임에만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들 이제는 적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나 보다. 끝없이 성장할 것처럼 보였던 모바일 게임도 다소 소강상태이고 전통매체들의 위기감도 극에 달했다. 자연스럽게 대형 온라인 사업자들이 너도나도 모바일 컨텐츠 플랫폼을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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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카카오 페이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스토리볼, 네이버의 네이버 포스트 등이 바로 그들이다. 기능적인 구성은 전혀 다르지만 정적인 컨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해 보인다. 여기에서 ‘컨텐츠’의 범위는 전자책, 잡지, 웹툰 등과 같은 읽을거리를 의미한다.



킬러 컨텐츠의 영향력

가장 먼저 출시된 카카오 페이지는 지금까지 철저하게 사용자의 외면을 받았다. 카카오측에서도 공식적으로 실패를 인정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1억명 가까운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있었고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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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들어 카카오 페이지의 상황이 급변했다. 킬러 컨텐츠 하나를 확보하고 했기 때문이다. 장르소설로 드물게 60만부 판매고를 올린 ‘달빛조각사’ 가 그 주인공이다. 달빛조각사는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에 출시 한 달만에 월매출 1억원을 올렸다. 초기 1만명 수준이던 일일 방문자도 10월 초 한때 20만명 이상 달하기도 했다. 컨텐츠 서비스에서 킬러 컨텐츠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결국 제로섬게임

그렇다고, 카카오 페이지의 미래가 이제부터 밝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카카오 스토리 플랫폼의 한계를 드러낸 단면이기 때문이다. 킬러 컨텐츠 하나가 성공했다고 해서 전체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기는 어렵다. 끝없는 컨텐츠 확보를 위해 계속해서 발품을 팔아야 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나기는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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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카카오의 모습도 ‘100만 파트너가 상생하는 컨텐츠 마켓’의 컨셉을 내세웠던 초기와 많이 달라졌다. 검증되어 있는 기존 장르 소설과 만화 컨텐츠를 확보하고 백화점식 나열을 하고 있다. 철저하게 수익을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이다.

기업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점은 비판받을 내용은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매체력만 앞세우다가는 작디작은 대한민국 컨텐츠 시장에서 멀지않아 한계치에 접어들게 뻔하다. 이미 대형 출판사들에게 초기화면을 빼앗긴 소규모 컨텐츠 제작사들은 카카오측에 불만이 많다. 기존 시장을 나눠먹기 하는데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경쟁력이 해답

모바일 컨텐츠 사업자들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국내 모바일 컨텐츠 시장의 크기를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100만명이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하거나 게임을 넘어설 수 있는 신화를 기대하고 시작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또한, 일부 대형 출판업체와 제휴를 해서 검증된 컨텐츠를 확보하는 게 전부인 아날로그적인 프레임도 버릴 필요가 있다. 가장 앞서가야 할 플레이어가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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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업자라면 컨텐츠만큼 플랫폼에 관심을 가질 필요
가 있다. 매체력이 있는 기존 서비스와 기능적인 결합을 하고 게임의 장점인 ’화려한 비주얼과 리워드, 경쟁 구도, 상호 커뮤니케이션’등을 흡수해야 한다. 기존 시장의 제로섬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생산 플랫폼을 제공해 모바일 친화적인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백화점식 나열보다는 특정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형태와 카테고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
2013/11/12 19:44 2013/11/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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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시장 지배력과 대응 전략


안드로이드가 지배하는 국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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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국내 스마트폰 현황은 안드로이드의 시장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2013년 7월말 기준, 안드로이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91.85%로 절대적인 우위를 보여주었다. 국내에서는 10대의 스마트폰 중 9대가 안드로이드인 셈이다. iOS는 267만명으로 7.43%에 그쳤다. 나머지 윈폰 0.20%, 심비안 0.05%, 블랙베리 0.14% 등은 거의 존재감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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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안드로이드에 치중되는 현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글로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IDC에서 발표한 2013년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자료를 살펴보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79.27%에 이른다. 유일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iOS는13.20%에 불과한게 현재 상황이다. 수익이나 서비스 충성도까지 고려한다면 조금 복잡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단말의 보급량으로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월등히 리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개방형 구조의 장점

아이폰은 최고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기는 하지만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iOS는 '애플'이라는 하나의 회사에서만 만들어지고 애플은 통신사에게 매우 고압적인 사업자이다. 문제는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PC와 달리 휴대폰은 철저하게 통신사의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소위 '정책'이라고 불리는 보조금의 흐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며 이때 제조사와 통신사의 역학 관계가 가장 크게 작용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입방적인 요구만 하는 애플보다 통신사 친화적인 제조사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게 당연하다. 더구나 마진이 아이폰에 비해 훨씬 유연하고 높다면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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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가 강조되는 사회에서 자사 서비스를 쉽게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공급자 입장에서 엄청난 매력이다. 단 한개의 앱도 선탑재(Preload)가 불가능한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 기기는 제조사와 통신사의 서비스를 선탑재하여 판매할 수 있다. 단말 기종이 제한된 아이폰과 달리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점도 사용자에게는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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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듯

지금과 같은 안드로이드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튼튼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긴 하지만 규모면에서 제한적이다. MS는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의지를 올리고 있지만 생태계가 약하다.

10월 25일, 국내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출시되었지만 과거의 뜨거웠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통신사 대리점이나 리셀러 매정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되었지만 이번에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이다. 명동 프리스비 앞에도 매장 오픈 시간 직전 100여명 남짓이 줄을 선게 전부였다고 한다.

제 3의 플랫폼이 단기간에 성장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Firefox, Tizen, Ubuntu 등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제 시장 진입 단계이거나 상용화 이전이다. 제품에 대한 검증이나 생태계 구축의 상황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모두 저가 시장만을 노리고 있어 안드로이드의 대항마보다는 그들끼리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대형기업들의 플랫폼 전략

OS를 직접 개발해야 하는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플랫폼 전략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구글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서비스 개발만 하는 단순한 모습은 아니다. 플랫폼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대형 사업자는 각자의 안드로이드(Clone 또는 Fork)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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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두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체 OS인 Yi를 개발하였다. 아마존은 킨들 시리즈에 GMS(Google Mobile Service)를 들어내고 자사 서비스를 재배치하여 판매하고 있다. Jolla는 노키아의 출신이 만든 회사로 MeeGo를 기반으로 하여 Sailfish OS를 개발하였다. Sailfish OS는 안드로이드앱이 호환된다. 이와 같이 대형사업자들은 안드로이드 아닌 안드로이드를 통해 기존의 에코시스템을 활용하려는 플랫폼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서비스 사업자의 대응전략

이러한 플랫폼 시장의 변화에 대해 거시적인(또는 공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그러한 수동적인 태도도 무척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iOS vs. 안드로이드의 대결 구도가 아닌 안드로이드 중심의 서비스 개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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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우선 대응(Android First)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고 안드로이드만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공략해야 한다. 써드파티 개발사들은 위젯(Widget)이나 알림 표시줄등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접점을 늘일 필요가 있다. 매체력이 있는 사업자라면 런처나 잠금화면과 같은 미들웨어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의 플랫폼 전략은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ROI를 고려하는 개발력이 중요했다. 이제부터는 특정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략해야 하는 때이다. 물론, 가지고 있는 자산과 컨텐츠의 성격, 대상 마켓에 따라 플랫폼 전략을 일반화할 수는 없으니 실행 계획은 각자의 몫이 되겠다.
2013/10/30 23:23 2013/10/3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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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관점에서 본 카카오톡 위기론


2012년 7월 30일, 국내 모바일 업계를 흔들어 놓은 서비스가 등장했다.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였던 카카오톡을 훌륭한 게임 플랫폼으로 도약시킨 ‘카카오톡 게임하기’(이하 카톡게임)였다. 카톡 게임은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을 시작으로 오픈 당시, 5천만명이었던 카카오톡 사용자들을 빠르게 게임속으로 끌어들였다.

카톡게임은 등장하자마자 소위 대박을 쳤다. 현재 구글 플레이의 상위 매출 게임의 75%를 카톡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게임당 예상 일 수익은 10억원 정도다. 지난해 게임관련 연관 매출도 34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73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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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게임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하면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해 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났다. 카톡게임은 지금도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요즘 필자의 눈에 비친 카톡게임은 예전과는 여러모로 다른 느낌이다. 성과가 높은 만큼 잡음도 많으며 여러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카톡게임의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수익으로는 날마다 최고를 찍고 있는 카톡게임이 왜 위험하다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주요 내용 몇 개를 정리를 해 보겠다.



‘갑’이 되어버린 카카오

카톡게임 일주년이 되는 2013년 7월 30일, 카카오는 무심사입점 시스템을 발표했다. 카톡게임 심사제도는 지난 1년 동안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로부터 꾸준하게 제기되었던 문제이다. 카카오는 이번 개선안을 통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상당부분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 눈치다. 하지만, 카카오측 예상과 달리 이번 발표는 게임개발사들에게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이슈는 콘텐츠 문제라기보다는 카카오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더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카카오는 거대 통신사와 대립각을 만들어 내는 벤처의 대표주자로 인식되어 왔다. 어설픈 수익화보다는 사용자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항상 ‘상생’을 주장하는 모습에서 많은 동질감을 얻어냈다.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끌어 냈지만 ‘빚많고사람좋은 큰 형님’과 같이 여겨졌다. 하지만, 카톡게임이 성공을 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중소형 게임 개발사들은 카카오를 더 이상 배고픔을 견디며 운영하고 있는 동료로 보지 않게 되었다. 더구나 게임 선정 기준 및 운영 프로세스를 지켜보니 기존의 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경쟁자들의 대거 등장

카톡게임은 지난 1년 동안 월등한 성능을 보여준 플랫폼이었고 대체제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입점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국내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성장의 한계가 왔다. 지금에 와서 주위를 둘러보니 상황이 많이 변해 있다.

카카오톡과 경쟁하는 라인(Line)은 얼마전 가입자수 2억명을 돌파했고 지금과 같은 추이라면 올해안에 3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SNS의 대명사인 페이스북마저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Wechat)은 5.0 버전을 출시하면서 게임센터를 오픈하였다.

이러한 경쟁사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되며 훨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발빠른 일부 게임 업체들은 카카오를 떠나 다른 곳에 둥지를 틀었다. 라인에는 이미 20여개의 국내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매달 11억5000만명이 접속하는 페이스북은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게임빌을 협력 업체로 선정하였다.



플랫폼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내

카톡게임의 성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나 다른 서비스들의 성적은 여전히 신통하지 못하다. 3년 내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를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출발했던 카카오페이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5월 말, 카카오페이지의 누적 다운로드는 27만 건이며 일일사용자(DAU)는 약 1500명 수준에 불과하다.다른 서비스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애틀라스 앱 인덱스(ATLAS App Index) 보고서에 의하면 카카오 앨범 설치율은 6%, 카카오 플레이스는 1% 이다.

이렇다 보니 카톡게임의 성공은 ‘게임’이라는 콘텐츠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지 카카오 플랫폼의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카톡게임의 DAU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앱스토어 상위 순위 중에서 카톡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우려되었던 ‘사용자의 피로’가 어느 정도 현실로 다가온 듯 하다.



근본이 되는 MIM을 놓치면 안돼

그렇다고 해서 카톡게임이 당장 위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갑’이라고 불평을 하지만 입점을 원하는 게임은 여전히 줄을 서 있고 앱스토어 상위랭킹에서 카톡 게임은 지금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질 좋은 게임들이 경쟁사로 발걸음을 올리고 사용자들의 피로감이 지금보다 높아진다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일 수도 있다.

지금 잘되는 카톡게임에 회사가 집중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카카오에게 아쉬운 것은 플랫폼의 핵심이 되는 카카오톡이 다소 정체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난 1년간, PC 버전 출시를 제외하면 카카오톡의 큰 변화가 기억에 남지 않는다. 한류를 이용한 스티커를 제작하여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통신사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라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플랫폼 사업자는 사업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에 지속적인 투자해야 생존 할 수 있다.



* 이 글은 제가 C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http://www.cnet.co.kr/view/19731 에 있습니다.
2013/08/18 20:27 2013/08/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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