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컨텐츠 이야기


IT기업의 분사와 수평통합


국내 최대 IT 사업자인 NHN이 4개의 회사로 나누어질 계획이다. NHN은 2009년에도 온라인 광고 사업부를 NHN비즈니스플랫폼(NBP)으로 분리한 바가 있다. NHN만의 모습은 아니다. 2011년 10월, SK텔레콤은 서비스 조직을 분리하여 SK플래닛으로 분사시켰다. KT는 작년 12월에 미디어콘텐츠 부문을 중심으로 ‘KT미디어허브’라는 자회사로 분사시켰다.


해외 IT 기업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구글은 2005년에 안드로이드(Android)사를 인수해 현재의 모바일 OS 시장을 독주하고 있다. 2011년에는 모토로라를 인수하여 단말 제조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Wi-Fi 사업자 Boingo와 제휴하여 Wi-Fi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최근에는 오프라인 상점들과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었던 아마존은 킨들 시리즈를 통해 단말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외형적인 모습만을 보면 국내 기업들은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부의성격에 따라 조직을 세분화시키고 있고, 해외 기업들은 인수 또는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무차별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형 IT기업들이 이러한 방향을 보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의 이러한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첫째, 플랫폼의 보유 여부가 영향을 준다. 해외 기업들은 안드로이드, iOS와 같은 모바일 OS를 시작으로 앱스토어, 아마존, 아이튠즈, 페이스북 F8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훌륭한 컨텐츠의 유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C-P-N-T 수직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업이 모여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이다. 반면에 국내 사업자들은 응용 서비스나 인프라 사업이 발달되어 있다보니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구조가 필요하다.


둘째, 산업 규제에 대한 정도의 차이이다. 적절한 수준의 규제는 건전한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과도한 정부규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규모가 크고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심각한 문제가 된다. 2009년 4월, 유튜브는 한국에서 제한적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으로 되자 사용자들에게 국가 설정을 바꾸어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을 가이드한 적도 있다.


셋째, 기업이 성장하는 문화에 대한 차이도 있다. 해외 대형 기업들은 인수 & 합병에 적극적이다.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다 보니 전혀 다른 영역으로 사업이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상호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채용을 통해서 성장을 하다보니 현재 사업영역에서 양적인 팽창만을 한다. 그렇다보니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은 복잡해지고 결국은 ‘분사’라는 카드를 던지게 되는 것이다.


표면적인 현상을 가지고 어느 한쪽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 IT 기업들의 한계와 철학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 IT 기업들이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직통합을 이루어 내고 국내 법률의 규제와 무관한 해외 시장에서 한국어로 서비스를 제공을 하고 국내에 있는 내실있는 기업과 제휴하여 마케팅을 해간다면 국내 기업들이 설자리가 없을 수 있다. 대형 기업들이 조직의 경량화를 통해서 스타트업들의 영역을 침범하기 전에 훌륭한 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어떨까?



* 이 포스팅은 제가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기고한 칼럼으로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에 있습니다.
2013/03/13 12:32 2013/03/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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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ng. 2013/03/18 13:54 PERM. MOD/DEL REPLY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컬럼 렌더링


지난 번에 포스팅 했던 MobileWebAppCamp가 예정대로 SK 그린 빌딩에서 열렸다. 여러 이슈들에 대하여 고수님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는데 가장 많이 회자가 되었던 내용은 Safari 였다.

Safari의 여러 특징 중에 하나가 다단으로 구성된 Web Site를 Viewing 하고 있을 때 사용자가 클릭을 하면 그 위치에 해당하는 단을 기준으로 하여 Zoom In/Out, Rotate, Pan 이동을 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몇차례 있었다. DIC, OL, UL, Table등의 정보를 Parsing하여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화면 이동 또는 렌더링 단위를 Dynamic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흔히 컬럼 렌더링(Column Rendering)이라고 부른다. 용어의 정식명칭은 모르겠으나 요즘 휴대폰 벤더들이 대부분 그렇게 부르고 있으며 풀브라우저 뿐만 아니라 Document Viewer, E-Book Viewer 등 문서를 보여주는 모든 Application에 대한 Vendor들의 요구 사항이다.

PC기반의 넓은 화면에 익숙한 이들은 말만으로는 체감하기 힘들지만 좁은 화면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입력 장치의 한계때문에 화면 이동이 불편한 모바일 환경에서는 무척이나 편한 기능이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이 Safari임은 분명하지만 Safari외에도 풀브라우징을 하는 다수가 이 기능을 이미 지원하고 있다.

요 근래 Vendor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이 "아이폰 처럼 동작하게 해주세요" 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풀브라우저에 대한 요구사항의 대략적인 중요 포인트는 Column Rendering, Animation Zoom, Web 2.0 Service(Youtube, Google Maps, Flicker 등) 지원, Widget 등이다.

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아이폰의 우수함은 특별한 기능을 처음 선보인게 아니라 기존의 기능들 중 모바일 환경에 최적의 것들을 찾아 최적으로 위치시켜 비주얼을 입혔다는데 있는 듯 하다. 기존에 있었을 때는 관심을 못 받다가 아이폰에서 구현되니 관심을 받는거지.. 당분간은 "아이폰 처럼 동작하게 해주세요"를 지겹게 들어야 할 듯 하다. 어쩌면 당연한거고..
2007/09/21 10:46 2007/09/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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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7/09/21 14:21 PERM. MOD/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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