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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웨어러블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의 최강자

2007년 6월 29일, 애플은 아이폰을 내놓으며 세상을 놀라게했다.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도 아니고 새로운 기능도 없었지만 그때까지 존재했던 모든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혁신을 보여주었다.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은 당황을 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휴대폰을 판매하던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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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에 삼성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였다. 구글과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내며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특출난 존재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2년 30.3%, 2013년 31.3%로 가장 높다. 여러가지 논란거리가 있긴 하지만 판매량에서 애플을 넘어서며 선두에 선 것이다.


 
시장 리더쉽이 아쉬운 삼성

이러한 놀라운 성적에 비하면 삼성의 리더쉽에 대한 평가는 매우 저조하다. 강력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물 뿐,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평가가 일반적이다. 애플과의 소송이 길어지면서 이러한 삼성의 이미지는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제조업체들의 관심사는 스마트폰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넓어지고 있다. 삼성은 웨어러블에서만큼은 ‘패스트 팔로워’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위의 예상보다 빠른 2013년 9월 4일, IFA에서 ‘갤럭시 기어’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였다. 2014년 MWC를 통해 ‘삼성 기어2′ ‘삼성 기어2 네오’ ‘삼성 기어핏’ 등과 같은 웨어러블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 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삼성 기어 앱 챌린지’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 가을에는 스마트 안경 ‘기어 글래스’를 출시한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그룹 관계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기기 생산을 염두에 둔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전용 생산 라인을 신규로 구축했다. 이러한 행보는 ‘아이워치(가칭)’를 준비하고 있는 애플을 무척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웨어러블의 승자

이렇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초기 시장의 선점 효과는 어느 정도 얻어내고 있는 것 같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4년 1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의 삼성 점유율은 71.4%에 이른다.

이런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삼성의 리더쉽은 그렇게 크지 않다. 무엇보다 웨어러블 시장 자체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토로라 수석 부사장인 마크랜델(Mark Randall)은 “기존 스마트워치는 엉터리”라며 현재 제품들은 평가 절하했다. 실제 71.4%를 차지한 삼성의 스마트워치는 50만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폰의 등장 때와 같은 ‘애플 효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용자가 많은 것도 삼성이 극복해야 할 점이다. IDC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조사별 웨어러블 기기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애플 45%, 삼성 42%, 구글 35%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이 아직 웨어러블 제품이 하나도 없는 애플보다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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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은 자체 플랫폼

삼성의 근본적인 한계는 자사 플랫폼이 없다는 것이다. 검증된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한 삼성은 지금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보함과 동시에 특정 제품에 지나치게 종속되는 리스크를 줄여왔다. 웨어러블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 기어는 AOSP를 기반으로, 기어핏은 RTOS로, 기어2와 기어2 네오는 타이젠으로 개발하였다.

이러한 멀티 플랫폼 전략은 많은 기기를 판매하기에는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된다. 하지만, 콘텐츠를 구축하기에는 개발 비용이 올라가면서 발목을 잡게 된다. 지금까지 삼성이 마땅히 성공한 서비스가 없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4종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았지만 삼성만의 고유한 서비스가 없는 것도 이러한 한계를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 되었다.

자사 기기와만 연동하는 폐쇄적인 정책도 위험요소이다. 그것도 일부 전략단말(Flagship Device) 만 지원하고 있다.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묶음 판매나 기획광고 등과 같은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출시하고 대중화가 된다면 이는 철저하게 단점으로 바뀌게 된다. 앞서 이야기한 경쟁력있는 플랫폼이나 킬러 서비스가 있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정책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성공 목표와 기준이 중요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자. 삼성은 웨어러블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이러한 전망은 목표나 기준에 따라 다르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기기판매가 최우선인 제조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삼성은 웨어러블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경쟁사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빠르게 쫓아갈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

이러한 기준은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이 성공적으로 대중화되어야 삼성전자도 웨어러블에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즉, 시장을 개척해가면서 새로운 영역을 스스로는 만들지 못할 것이다. 경쟁을 통한 시너지가 생성될 때 삼성전자는 힘을 발휘한다. 웨어러블 기기를 스마트폰 판매 촉진을 위한 매개체로 사용할 때도 유사할 것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는 킬러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클라우드에 연동하여 다양한 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을 웨어러블 사업의 목표로 삼는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통해 ‘구글 나우’를 고도화시키고 나이키가 ‘나이키플러스(NIKE+)’에 투자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만일, 삼성도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간다면 불행히도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필요한 콘텐츠도 확보하지 못했고 플랫폼도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스마트워치로 한정지어서 시장을 보자면 기기 판매만으로도 성장의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각종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고 다양한 웨어러블, 헬쓰케어 기기로 발전하기 위해서라면 지금과 같은 단순 속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을 삼성이 어떻게 극복해가는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 이 글은 제가 Dream Plus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6/09 12:42 2014/06/0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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