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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여부를 결정하고 기술적인 한계를 이해했다면 도입 전에 선결해야 할 몇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비용 절감인지, 편리한 고객 응대인지, 마케팅인지, 새로운 채널을 확보에 매출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토론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때로는 취사선택을 해야 한다. 
목적이 단순할 수록 적합한 솔루션을 찾는건 쉽다. 목적이 복잡하다면 솔루션 하나로 해결이 불가능해진다. 여러개의 솔루션을 접목해서 고객의 의중을 파악해 분기를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 관리'가 중요해진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아예 Context Management System이나 Narrative API등과 같은 별도의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기업들도 있다. 물론,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비용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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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업무가 디지털화가 잘 되어있는지 전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사업지식(Business Domain Knowledge)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잘 정리하는게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된다. 음성 통화로 진행된 고객 응대, 이메일 문의 사항, 소셜 미디어의 댓글 등을 잘 모으고 정제(Clean)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챗봇을 제공할 수 있게끔 기업 내부의 정책과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챗봇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챗봇 안에서 완결형 서비스를 기대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단순 게이트웨이로 챗봇을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을 이용해 챗봇을 제공하는 쇼핑몰이 있다고 하자. 이 쇼핑몰은 다른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로그인을 해야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사용자가 챗봇을 통해 상품에 대한 질문을 하고 나서 구매를 하려고 하자 모바일웹의 링크를 알려준다. 선택을 했더니 브라우저가 구동되면서 로그인을 요구하거나 계정 생성을 안내해준다면 매우 불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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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정책이다.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인공지능이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서비스 성격에 따라 약간은 어색하더라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반드시 명확하게 이해하고 반응해야 할 경우가 있다. 상품을 구매한다거나 은행에서 계좌 이체를 하는 경우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일차적인 대응을 하다가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서는 사람이 개입(Hand-Off)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챗봇 ‘M’이 이렇게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공된다. 대화가 특정 조건에 들어서면 페이스북 지원이 개입하여 대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에 대한 설계와 가이드를 먼저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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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객들은 챗봇을 통해 어떠한 질문을 할까?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 어렵지 않은 질문이다. 이것은 현재 챗봇의 한계를 이해하는 고객들이 쉬운 질문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UI/UX를 통해 질문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현재 챗봇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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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킬러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챗봇 서비스는 계속되어 발전해가고 변화를 만들어가고 새로운 시도를 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챗봇 솔루션은 당연히 될 거라고 예상는 기능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2018년에는 이러한 당연한 기능들이 하나둘씩 기술적인 완성도를 갖추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것들만 몇가지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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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솔루션들이 지원하는 내부 시스템과의 API 연동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점점 더 상세한 개인화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주문한 것 취소할게요’라는 단어를 입력했다고 하자. 이러한 고객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내 시스템과 연동되어야 하는데 시나리오 기반 챗봇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시간이 다소 걸리긴 하겠지만 이러한 기능들이 조만간 지원되고 개인화된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단순한 내부 시스템에 한정되지 않는다.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서 추천이나 맥락을 인식하는 기술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IBM 왓슨은 Personality Insights라는 API가 있다. 트위터 계정을 입력하면 사용자의 성향을 분석해서 보다 개인화된 응대를 해준다. 현재는 트위터만 지원하지만 다양한 SNS로 확대 지원할 것이며 이러한 기능들을 다른 챗봇 솔루션들이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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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챗봇들은 전부 Pull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는 위에서 설명했던 NLG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인 탓도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메신저 플랫폼의 정책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챗봇이 페이스북 메신저나 카카오톡과 같은 MIM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자들은 스팸 메시지가 많아질까봐 기계(즉 Bot)이 만들어내는 메시지는 Push 형태를 정책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에 Pull 기반으로 제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18년에는 챗봇 솔루션들이 발전하면서 기존 앱 안에 메신저 플랫폼이 내장되고 챗봇과 연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앱들은 메신저 정책과 무관해지기 때문에 NLG의 시나리오가 다양해지면서 Push형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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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챗봇은 1:1 의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SMS에서 카카오톡으로 진화된 것과 같이 메신저 서비스는 항상 1:1에서 다수로 진화하게 마련이다. 챗봇도 점점 발전하여 하나의 방에 다수의 사용자가 참여하는 공간에서 대화를 이끌어가거나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약적인 상상을 하자면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채팅을 통해서 회의를 하고 나면 챗봇이 참여하여 회의록을 적거나 이후 다음번 회의 스케줄을 등록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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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기술의 본질과 무관하게 서비스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만들어 낸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지부진하던 AR이 포켓몬이 입혀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만들어 낸 것처럼 말이다. 네베게이션이나 모닝콜 등의 목소리에 연예인 캐릭터가 입혀지면서 입소문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혹시 시크릿가든의 열풍이 생각나는가? 트위터에 각 캐릭터들의 패러디 계정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만들어 냈다. 이와 같이 지금에는 대화를 이어가기에도 버거워보이는 챗봇에 캐릭터가 입혀질 가능성이 높다. 포켓몬이나 애니메이션, 연예인 등과 같은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전문 분야가 명확해지는 캐릭터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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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업이 대부분 그렇지만 챗봇 비즈니스는 더욱더 승자독식 시장이 될 확률이 높다. 너무도 당연히 메신저 사업자들은 자체 챗봇 빌더를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이라면 앞으로 별도의 챗봇 솔루션을 구매하거나 써드파티 챗봇 빌더를 메신저 플랫폼과 연결할 필요가 없다. 시나리오를 세팅하고 학습 데이터만 넣어주면 알아서 챗봇이 구현되게 된다. 메신저 플랫폼은 더욱 견고해지고 초기 시장을 리드했던 스타트업들은 갈 곳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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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망 앞에 기업의 기획자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앞서서 챗봇은 인공지능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설명했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도입을 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주도권을 모두 메신저 플랫폼이 가져간다면 지금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의 생존 가능성인 존재하는 것일까? 
지금에야 불편하더라도 여전히 앱을 설치하거나 웹 브라우저를 통해 여기저기를 서핑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여 스마트한 에이전트가 있다고 하면 에이전트를 옮겨가며 정보를 찾아다니겠는가? 에이전트를 로봇으로 대입을 해본다면 쇼핑하는 로봇, 신문 읽어주는 로봇, 일정 관리해주는 로봇이 따로따로 있을까? 앱간 스위칭에 대한 비용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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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소개했던 Black Mirror의 에피소드로 잠시 돌아가보자. 마사는 소개받은 서비스에 애쉬의 데이터를 입력시키고 초기에는 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예상보다 훨씬 진짜(Real)같은 반응에 놀라며 데이터를 추가로 입력하면서 좀 더 실시간성을 가지는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눈다. 
메신저는 다시 음성 전화로 바뀌고, 이후에는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는 로봇과 만나게 된다. 인공지능의 킬러 서비스가 무엇일런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대부분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Black Mirror의 에피소드처럼 채널의 포맷은 바뀌지만 근간이 되는 데이터의 구조나 기술은 챗봇과 매우 유사할 형태가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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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설명한 챗봇 구축의 기본적인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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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와 접점을 이루는 채널을 메신저에서 IoT로 바꾸고 STT와 TTS 기술을 접목해보도록 하자. 비약이 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골격은 스마트 스피커로 변화가 된다. 특정 부분만 다른 기술로 대체하거나 추가가 되면 스마트 스피커는 인간과 유사한 로봇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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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가 올 때마다 국내의 기업들은 모두가 가장 앞 자리에 앉고 싶어한다. 모두가 플랫폼과 생태계를 외치며 스스로를 갈라파고스에 밀어 넣는다. 특히, 빅데이터의 열풍에 아직 머물고 있는 기업들이나 일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그리고 개발자들은 데이터 만능주의의 환상에 빠져있다. 5~6년전이라면 데이터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을런지 모르겠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해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자체가 자산과 경쟁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데이터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기본인 세상이고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용자들이 어떤 물품을 구매하고 얼마나 자주 재구매를 하는지 분석을 하고 있는 유통기업이 있다고 치자.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자사 서비스의 CRM에 활용해서 마케팅 쿠폰 던져주는 것 말고 제대로 하는 기업이 없다. 
또한, 그렇게 이해한 고객에 대한 정보가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것보다 다르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예전에는 '각 채널마다 고객의 행태가 다르다'라는 가설에서 자사 데이터의 가치를 주장했지만 정말로 '주장'이나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고객들은 오프라인의 생활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꼬박꼬박 온라인 공간으로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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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있는 일본 시장의 분위기를 잠깐 살펴 보자. 일본의 기업들은 모두가 앞자리에 앉고 싶어하지 않는다. 변화를 받아드리면서 자신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한다. 일본에도 스마트 스피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의 자회사,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 후지쯔와 일본 대형 제조사, 통신사업자들의 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핵심이 되는 AI영역을 자체 개발하지 않는다. 아마존사의 Amazon Alexa, 혹은 구글의 'Google Assistant'를 채용하였다. 그 이유를 Korta에서 분석해서 정리했는데 내용은 위의 내용과 같다. 국내에서도 LG전자가 씽큐 허브’라는 스마트스피커에 자체 AI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의 클로바를 채택했는데 모두가 한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사례들이다.

모두가 플랫폼 사업자가 될 필요는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두가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가 없다". 지혜롭게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면서 데이터를 정비하고 비즈니스 로직을 재설계하면서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테면 Alexa Skill과 같은 형태로 개발을 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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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챗봇 구축의 기본 요소’를 살펴보자. 이 중에서 집중하거나 내재화해야 할 요소는 무엇이고 생존을 위해 개발할 것은 무엇일까? 대화관리는 Open API로 어떤 플랫폼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KMS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의 집합체로 멈추지 않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챗봇을 도입하거나 개발해야 하는 기업의 기획자라면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며 준비를 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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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때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서 정리를 해보았다. 챗봇에 대한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에 근무하는 기획자나 전략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기본적인 내용이나 다른 주제가 궁금하다면 도서 구입을 권한다. 참고 삼아 Yes24의 링크를 남기며 포스팅을 마친다. http://www.yes24.com/24/goods/55265482
 
2017/11/25 14:28 2017/11/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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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저로 저술한 'IT 트렌드 스페셜 리포트 2018'가 얼마전에 출간이 되었다. 7가지 주제에서 블록체인, 챗봇, IoT 챕터를 담당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인 '한빛미디어'에서 출간 기념으로 컨퍼런스를 하자고 제안을 하였고, 11월 23일에 진행이 되었다. 패널토의와 세션 발표가 있었는데 오후 시간에 '챗봇(Chatbot)'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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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소개했던 챗봇에 대한 기본 개념과 사례, 그리고 도입시의 유의점 등으로 설명을 하려고 처음 장표를 만들었다. 다 작성하고 보니 책을 보면 될 내용을 굳이 다시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시장의 이야기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전망, 그리고 실질적인 고민들로 재구성을 했다. 방문하지 못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브런치에 세션 내용을 정리해 공개해 본다. 챗봇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없다면 이 포스팅보다는 도서를 정독하는 것을 권한다.




영국 드라마인 Black Mirror 시즌2에는 'Be right Back'이라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 에피소드에는 SNS 중독자인 애쉬와 웹디자이너인 마사가 부부로 나온다. 어느날, 애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고 혼자 남은 마사는 애쉬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들어 한다. 이때, 친구가 소개시켜준 소프트웨어를 알게 된다. 애쉬의 이름으로 온 메일과 전화, 애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입력하면 할 수록 그 데이터 값을 복사해 더 애쉬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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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과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인터넷은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다. 포스트 모바일 시대에 대한 여러 예측이 있어왔음. 태블릿, IoT, 웨어러블 등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운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한국은 알파고 이벤트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으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뜨겁다. 지금과 같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Black Mirror의 이야기가 현실로 등장하는 것도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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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등장한 새로운 플랫폼이나 기술 또는 패러다임은 정말 많다. 이러한 신규 기술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킬러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웹시대에는 검색이 킬러 서비스였다. 검색은 모든 웹 페이지에 시작이었고 사용 행태를 장악했다. 구글과 네이버라는 거대 기업을 만들어낸 것도 검색 서비스이다. 모바일 시대에는 메신저와 SNS가 킬러 서비스였다.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걸 일반화 시켰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의 킬러 서비스는 무엇일까? 떠오르는게 있는가? 적어도 ‘바둑’은 아닐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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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플랫폼이나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곧바로 킬러서비스가 등장하지는 않는다. 사용자나 공급자 모두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한번 떠 올려보자. 아이폰 2G가 처음 팔렸을 때가 2007년 6월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4년이 걸려서 천만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텐서플로우가 공개되고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건 2015년 11월이다. 2년이 지난 셈인데 아직까지 킬러서비스는 등장하지 못했다. 그러면 아직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자는 기술의 발전이 빠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좀 더 짧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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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플랫폼에서는 기술적인 환경과 트렌드를 통해 아이디어 기반으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음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정비해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단순하게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모바일앱을 만들던 시대와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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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킬러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시장이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현실에 맞는 하이브리드한 서비스가 등장하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챗봇도 이러한 현상에서 탄생한 서비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즉, 메신저가 킬러서비스였던 모바일 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맞는 서비스라는 의미이다.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명확하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UI나 UX를 익힐 필요가 없다. 브라우저를 기동해야 하는 웹이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설치를 해야 하는 앱과 달리 이미 설치되어 있는 메신저를 이용하면 되는 경우가 많아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해진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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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응대에 챗봇을 적용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고 가장 많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2017년 1월 ‘마이스타벅스 바리스타(My Starbucks Barista)’라는 챗봇을 발표했다. 스타벅스앱을 통해 원하는 음료를 말하면(음성도 지원한다)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이다.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는 사이렌 오더와 달리 고객의 주문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주문이 가능하다는게 특징이다.
앞에서 고객 응대가 가장 기초적인 단계라고 한 이유는 Q&A 룰을 만들어내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를 활용해서 응대를 하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응대가 가능해진다. 기술이 발전하고 학습데이터가 많아진다면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으니 가장 효율적인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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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판매자(셀러)와 소비자 간 1:1 메신저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1:1 톡'을 운영하다가 2017년 3월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바로'를 런칭했다. 책을 출판한 이후인 11월에는 생필품과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마트챗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자상거래에서 제공하는 챗봇은 단순하게 기존 고객 응대를 메신저로 옮겨오는 수준이 아니다. 기존의 자판기식 상품 배열을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최저가를 찾아주는 등의 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톡집사’는 개인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는데 상품문의, 상품추천은 물론이고, '깎아줘' 기능을 이용하면 포털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상품 최저가도 손쉽게 볼 수 있다. 롯데닷컴의 '스타일 추천'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의류 상품의 이미지를 분석해 유사한 색상 및 패턴을 가진 상품을 찾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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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쿼츠(Quartz)가 대화형 뉴스앱을 공개하면서 미디어 분야에서 챗봇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쿼츠는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편집국장을 지낸 케빈 덜레이니가 2012년에 설립한 매체로 소셜미디어와의 연동을 잘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동안 앱을 만들지 않겠다던 쿼츠가 챗봇을 활용한 뉴스앱을 선보인 것이다. 해당앱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뉴스를 소비하게끔 유도한다. 뉴스의 일부분이나 움직이는 이미지를 노출시키면서 전체 기사를 볼 것인지 물어보거나 퀴즈를 내기도 한다. TV나 라디오 방송사들은 투표, 의견, 사연 등을 제공받는 챗봇을 운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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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례나 챗봇에 대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우리 회사에 챗봇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없다. 막상 도입을 하려면 해야 할 일도 너무 많고 솔루션은 많으나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반드시 하라’고 권하고 싶다. 
첫번째 이유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기존의 데이터를 KMS형태로 재정비하는 것은 데이터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반드시 거쳐가야 할 관문이기 때문이다. 챗봇을 도입하면서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시스템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미래를 준비하는데 무척 중요하다. 둘째는 새로운 디지털 접점에서 고객의 반응을 수집하고 경험을 할 수 가 있기 때문다. 예전에는 구어체와 문어체가 있다면 요즘은 채팅체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접점과는 다른 고객 경험을 얻어낼 수가 있다. 세번째는 기존의 터치 포인트와 결합하여 상호 시너지를 내면서 비용을 절약하거나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챗봇은 제공하는 목적과 수준에 따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에 큰 차이가 있다. 큰 욕심을 내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게 미래를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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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을 구분하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술적인 구성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을 한다. 현재 나와 있는 챗봇 솔루션은 모두 다 '규칙 기반 챗봇'과 '자연어 학습 기반 챗봇'의 중간 정도에 있다. 모두들 유의어 사전이나 엔티티, 시나리오 등과 같은 작업을 해주어야 챗봇이 동작을 한다.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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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요소는 크게 그림과 같다. 메시지 플랫폼을 통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대화를 관리하며 KMS를 통해 자연어를 생성하고 메시지 플랫폼으로 발화하는 구조이다. 시나리오 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툴링(Tooling)'을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을 찾을 필요가 있다. 고객 센터에 녹음되어 있는 음성 파일을 KMS로 옮기기 위해서는 STT 솔루션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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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핵심이 되는건 NLU라고 부르는 자연어 이해 부분이다. 인공지능의 기술 발전이 빠르긴 하지만 NLU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성능이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자연어 인식률이 90% 이상이 되어야 서비스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현재 영어의 경우는 93% 정도이지만 한국어는 70% 수준으로 보는게 정설이다. 국내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외국 기업들은 영어에는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성능은 부족하다. 책에는 대표적인 기업들 몇군데를 소개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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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제대로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하는 NLU라면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부분은 NLG이다. 기업을 대표하는 채널이 되기 때문에 원치 않는 말이나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할까봐 걱정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테이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6년 3월에 탄생한 테이는 미국의 18~24세를 겨냥해 만들어진 머신러닝 기반의 챗봇이다. 그러나 테이는 “나는 유대인이 싫다. 히틀러가 옳았다” 등 성·인종차별을 비롯해 극우주의적 발언을 트위터를 통해 쏟아냈고 결국 16시간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결론적으로 테이의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이다.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처럼 현재 챗봇 솔루션은 모두 시나리오 기반이기 때문에 엉뚱한 대화를 종종 할지언정 시나리오에 없는 답변을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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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와있는 챗봇 엔진의 한계는 시나리오를 벗어난 질문을 할 때, 답변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 기획력과 UX의 묘미를 발휘하여 질문을 제한하는게 추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에바는 챗봇이 뜨기 전부터 존재하던 오래된 챗봇이다. 에바는 아예 질문지를 카테고리를 해놓아 사용자들이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확률을 줄여 놓았다. 대화창에 다른 문장을 써놓으면 본인이 이해한게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시나리오를 이어나간다. 핀크의 핀고는 목적어나 동사에서 출발하여 선택지 기반으로 문장을 만들어가는 UX를 제공한다. 실제로 한번 써보면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질문을 해 나갈 수 있다.
 
2017/11/25 14:16 2017/11/2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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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최대 통신 기업인 버라이즌이 야후의 인터넷 검색과 뉴스, 이메일 등 포털 사업을 48억3000만 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였다.

​이미 많은 언론 보도와 분석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버라이즌의 ‘탈통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야후의 원커넥트(One Connect )전략에 감동을 하고 자체 개인화 기술 엔진인 C.O.R.E.를 마냥 부러워했던 과거 포털 기업 출신에게는 느껴지는 감회가 조금 달랐다. 개인적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느꼈던 몇가지 내용을 간략하게 공유를 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포털 비즈니스의 몰락

‘인터넷 포털’ 이라는 단어는 야후에 의해 탄생되고 정의되었다고 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니다. 1994년에 탄생한 야후는 다른 인터넷 기업의 롤모델이 되어 해외에서는 구글과 바이두, 국내에서는 네이버 등과 같은 거대 공룡 등의 초기 모델이 되었다. 약 20년 정도 이어진 포털 비스니스는 검색과 뉴스, 커뮤니티를 통해 트래픽을 만들어내고 이를 광고를 통해 수익화 시키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조금 과장하여 이야기를 하자면 이번 인수는 이러한 포털 비즈니스 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포털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웹검색’이 가장 위험하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용자들이 앱(App)을 중심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각각의 버티컬 모바일앱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마저 검색 광고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이마케터(eMarketer)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에는 구글 전체 매출에서 검색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64.2%로 추락할 전망이다.

뉴스는 페이스북에게 점차 시장을 내어주고 있으며 사용자를 연결시켜주는 것은 오래된 게시판이 아니라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MIM)과 SNS이다. 실제로 모바일 시대에 포털의 영향력은 수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젊은 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2016년 미디 어통계 수첩’ 보고서에 의하면 모바일에서 포털앱을 이용하는 비중이 전체 평균 14.7%인데 비해 18세~24세는 11.5%에 불과하다고 한다.



둘째, '의미있는 2위'는 없는 시장

야후는 인터넷 시장 초기에 시장을 지배하던 제왕이었다. 디렉토리 구조를 기반으로 한 검색과 오픈 마켓, 생활 정보 사이트 등을 최초로 선보였던 혁신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하지만, 검색은 구글에게 오픈 마켓은 이베이에게 생활 정보는 크레이그리스트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한때 1위’를 했던 야후가 2위로 내려앉아 버린 것이다.

​전통 산업에서는 특정 카테고리의 3위 사업자까지가 유효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인터넷 산업에서는 2위 기업 조차도 의미가 없는 승자독식의 형태를 갖는다. 모바일 시대에서는 더욱 더 심화된다. 와이즈앱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사용자들의 톱100위 앱에서 네이버 15개, SK 11개, 카카오 10개, 구글 9개, 삼성 8개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포털, 통신사, MIM, OS 사업자, 제조사 등의 각 분야에서의 1위 사업자들이 거의 독식을 하는 구조이다.

야후와 마찬가지로 ‘한때 1위’를 했던 다음이 카카오에 인수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산업에서 2위는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은 이번 인수 금액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야후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구글(정확히는 '알파벳’)의 시가 총액은 약 5300억 달러이다. 이번 인수 금액의 약 110배 정도가 되는 규모이다.



셋째, 폐쇄형 플랫폼의 한계

웹 2.0 시대가 열리면서 모두가 개방과 공유를 강조했고 플랫폼을 이야기 했다. 순수 인터넷 기업인 야후도 누구보다 흐름을 잘 감지했고 실행에 옮겼다. 야후가 만들어낸 서비스들을 모두 API 형태로 만들었다. 그런데, 관련 홈페이지인 https://developer.yahoo.com/ 에 가면 내용이나 완성도가 매우 미비하다. 날씨와 지도정도가 서비스 API의 전부이며 이마저도 상용 서비스에는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야후가 만들어낸 API가 제휴 사업 위주로 만들어졌고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제조사와 통신사 등과 같은 대형 기업들도 자체 서비스를 가지고 싶어 했다. 가치사슬 안에서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헤게모니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가 없으니 제휴 대상자가 필요했고 여러 기업들과 계약을 하는 것보다는 대형 포털과 한번에 해결하기를 원했다. 더구나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구글과는 다른 콘텐츠를 보여주려다 보니 야후를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었다.

많은 사업자들이 야후에게 폐쇄형 API를 제안했는데 이는 매출이 필요한 야후에게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하지만, 제조사와 통신사들은 인터넷 사업에 대한 이해가 낮았고 사용자들에게는 외면을 받았다. 야후가 작은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더라면 대세는 바뀌지 않았을지라도 '인수 금액이 높다’라는 비판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버라이즌이 ‘한때 1위’였던 야후를 통해 무슨 사업을 펼칠 것인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디어 사업이나 개인화된 광고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일부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이야기한 야후의 한계 때문에 어떠한 사업을 하더라도 '그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과 SNS의 시대에 야후가 가지고 있는 자산은 버라이즌의 기대만큼 매력적이지 못할 것이다.



* 이 글은 제가 지디넷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6/08/01 17:55 2016/08/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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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경신하는 모바일 쇼핑 거래액

통계청은 월말과 분기 말이 지나면 다양한 수치를 정리해서 ‘온라인 쇼핑 동향’을 하고 있다. 국가 기관의 신뢰성 있는 보고서인 만큼 발표가 될 때마다 다수의 언론사가 인용을 하면서 이슈가 된다. 최근의 화두는 당연히 ‘모바일 쇼핑’이다. 2013년 1월부터는 PC와 모바일로 구분해서 발표하고 있는데 눈에 띄게 빠른 성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4일에 발표된 2016년 5월 자료를 살펴보자. 전체 5조 1783억 원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에서 2조 6967억 원이 모바일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는 52.1%의 비중으로 지금까지 기록 중 최고치이다.

이번 자료가 공개되자 역시나 많은 언론사가 인용 기사를 내놓았다. 모두가 모바일 쇼핑의 성장을 강조했으며 ‘Mobile First’를 넘어 ‘Mobile Only’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도 있었다. 통계청의 자료는 분명히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모바일 쇼핑’을 단순하게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모바일 쇼핑과 크로스 디바이스

통계청의 자료에서 이야기하는 ‘모바일 거래액’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결제’가 이루어진 규모와 비중이다. 이러한 집계 방법은 하나의 디바이스에서 사용자들이 탐색과 구입까지 모두 이루어졌던 과거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일련의 구매 과정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크로스 디바이스 시대에서는 다소 오해의 여지가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광고 회사 크리테오가 발표한 ‘2015년 4분기 모바일 커머스 리포트(The Q4 2015 State of Mobile Commerce Report)’를 살펴보자.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단일 기기에서 모든 거래가 이루어진 비중은 39%에 불과했고, 나머지 61%는 크로스 디바이스를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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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크로스 디바이스 이용이 가장 활발한 시장

크리테오의 다른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크로스 디바이스 이용이 가장 활발한 시장이다. 전체 전자상거래 중에서 크로스 디바이스를 통해 이루어진 비중이 63%로 2, 3위를 차지한 브라질, 이탈리아에 비해 월등히 높다.

다만, 결제가 이루어지는 기기가 스마트폰 67%로 모바일 비중이 높았다. 앞에서 이야기한 통계청 자료처럼 ‘모바일 쇼핑’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가 된다. 이렇게 모바일 결제 비중이 유난히 높은 이유는 3가지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유난히 높은 시장으로서 웹보다 훨씬 편리한 사용성을 제공하는 앱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둘째는 공인인증서와 보안 모듈 등과 같은 액티브 엑스를 지저분하게 설치하는 PC와 달리 간편 결제로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온라인 커머스 기업들이 모바일 매출을 주요 KPI로 설정하면서 할인 이벤트나 쿠폰 등을 모바일 중심으로 집행하기 때문이다.



1회 구매에 11번 정도 기기 교환

이 글을 읽은 분 중에 상당수(특히 남성들)는 무슨 소리냐고 자료가 잘못된 것 같다고 하는 분도 있을지 모른다. 스스로도 검색과 가격비교, 구매가 한꺼번에 하나의 기기로 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련한 시장 조사와 FGD 등을 통해서 일반인들의 쇼핑 행태가 매우 복잡하게 흐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용 행태를 수치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보고서가 있다. 닐슨 코리안클릭에서 의류 구매를 하는 사용자들의 흐름(Shopping Journey)을 조사해서 뉴스레터로 공개하였다.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사용자는 1개의 의류를 구매하기 위해서 평균 11회의 디바이스 교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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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은 다양한 기기를 보유하면서 상황과 맥락에 가장 적합한 디바이스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보 검색은 PC 위주였으며 결제와 SNS는 모바일을 주로 이용한다. 포탈을 통해 유입된 사용자는 PC를 중심으로 사용하고 앱(App)을 통해 진입한 사용자는 모바일의 사용 비중이 높다.



디바이스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 경험

분명히 디바이스가 사용자를 정의하고 시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절이 있었다. 모바일에서 구매하는 상품의 주요 카테고리와 PC는 서로 구분이 되었고 모바일에서 구입하는 가격의 심리적인 마지 노선은 PC보다 낮았다. 하지만, 크로스 디바이스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수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모바일 거래액만을 높이는 것은 주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 서비스와 실질적인 매출 면에서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기에서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분석하는 능력이다.

이제는 ‘Mobile Only’라는 구호마저 식상하고 늦은 느낌이 든다. 사용자들은 이미 모바일을 넘어 크로스 디바이스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 이 글은 제가 허브줌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6/08/01 17:52 2016/08/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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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의 등장 배경

최근, 조그마한 모바일 화면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문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SNS에서 감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이다. 서비스마다 용도와 호칭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해시태그(Hash Tag)’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시태그는 고전적인 인터넷 채팅 서비스인 IRC(Internet Relay Chat)에서 출발했다. IRC에는 검색의 편의성을 위해 로컬 서버의 주제를 정할 때는 ‘&’, 전체 IRC에서 특정 주제를 언급할 때는 ‘#’로 설정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이후 웹 서비스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잊혔던 IRC의 ‘#’를 다시 끌어올린 것은 다름 아닌 트위터(Twitter)이다.

이용하기 쉽고 간결한 트위터의 기능에 매료된 사용자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와 메시지를 올렸다. 그런데 트위터에는 서로 관련 있는 글들이 연결되지 못하거나 휘발성 메시지들에 중요한 포스팅이 묻히는 한계가 있었다. 트위터의 열정적인 사용자였던 오픈소스 운동가 크리스 메시나(Chris Messina)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를 사용해서 정보를 묶자고 제안했다.



해시태그의 확산

이후 많은 트위터 사용자가 크리스의 제안에 동조하며 ‘#’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트위터에서 시작된 해시태그는 경쟁 서비스였던 페이스북이 2013년부터 적용하면서 SNS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게 됐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해시태그가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비로소 대중화됐다.

요즘 SNS 속의 해시태그는 정보를 분류하기 위해 존재했던 기존의 태그와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작게는 오프라인 모임의 포스팅을 연결하기 위한 수단부터 크게는 공익적인 내용의 광고나 응원 도구,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문화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흩어진 개별 포스팅이 해시태그로 모여서 커다란 여론을 형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해시태그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자 이를 아예 전면에 내세운 SNS 플랫폼도 등장했다. 네이버의 ‘폴라(Polar)’는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을 해시태그를 통해 분류한다. 폴라는 메인 화면에 실시간 인기 해시태그를 노출함으로써 주요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있다. 다음카카오도 유사한 서비스인 ‘플레인(Plain)’을 베타 버전으로 운영하다가 최근 정식 출시했다.



기업 마케팅의 도구가 되다

사람들이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이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게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사례다. 많은 전문가가 이케아를 해시태그 마케팅의 선두 기업으로 꼽는다. 이케아는 새로운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카탈로그를 우편으로 발송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의 카탈로그는 제작 및 배송 비용이 높고 도달률도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카탈로그의 효과가 예전 같지 않자 이케아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셜 카탈로그(Social Catalogue)’ 캠페인을 시작했다. 배달된 카탈로그에 있는 제품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해당 제품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였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갖고 싶은 가구 사진을 구해 ‘#ikeacatalogu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카탈로그를 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4주 만에 카탈로그에 있는 모든 제품이 SNS에 포스팅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외에도 ‘Show Yours. #MyCalvins’ 캠페인을 통해 자사 제품을 입은 사진을 공유하게 만든 캘빈 클라인과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지원해주면서 자사 이미지를 홍보한 반스의 ‘#livingoffthewall’ 캠페인 등은 SNS 안의 해시태그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국내에서는 패션과 뷰티 업계를 중심으로 연예인의 SNS를 통해 브랜드를 노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그 코리아는 창간 18주년을 기념해 ‘#Voguekorea18’ 이벤트를 진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그의 화보나 칼럼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리게 했는데 이 이벤트에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이 참여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해시태그 마케팅의 주의 사항

해시태그가 기업 마케팅의 좋은 소재가 된 것은 사실이다. 국내의 한 디지털광고업체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SNS에서 해시태그를 주로 이용하는 경우는 ‘개인적인 견해나 느낌을 커뮤니케이션할 때’(40.7%)가 가장 많았고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브랜드 카테고리를 검색할 때’도 34.1%나 됐다. 또한 이용자의 약 20% 이상은 브랜드나 제품을 검색할 때 해시태그가 유용하다고 답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해시태그를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해시태그 마케팅이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노하우가 부족한게 사실이다.이와 관련해 주의해야 할 몇가지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브랜드를 노출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해시태그의 단어 선택은 직관적이고 직접적이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캠페인 의도와 달리 예상치못한반응을할수있고,캠페인에참여하려는의도가없는 사용자들도 우연히 동일한 해시태그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시태그 마케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맥도날드의 ‘#McDStories’ 캠페인을 살펴보자. 해당 캠페인은 맥도날드의 신선한 재료를 강조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Stories’라는 단어 때문에 사용자들은 맥도날드에 관련된 광범위한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맥도날드에 관련된 부정적인 이야기까지 섞이면서 원래 취지와 무관한 포스팅들이 수집됐고, 해당 캠페인은 2시간 만에 취소됐다.

둘째, 기존의 인기 있는 키워드를 장악하는 역발상도 필요하다. 현재 해시태그 마케팅은 대부분 브랜드 노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브랜드명을 해시태그로 사용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걸고 캠페인을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이 광고판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의패션’, ‘#먹스타그램’, ‘#셀스타그램’, ‘#인스타굿’ 등과 같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키워드를 공략해 상품을 노출시키는 접근도 필요하다.


셋째, 소셜마케팅이 기존 마케팅과 다른 것은 관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내 소셜 마케팅은 일회성 프로모션으로 노출에 집중하고 있는데 해시태그 마케팅은 노출 빈도와 더불어 반응하는 사용자를 정형화된 데이터로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얻어낸 잠재고객을 2차 캠페인의 대상으로 삼거나 오퍼링의 대상군으로 사용할 수 있다.






SNS 시대, 해시태그로 역량을 키워라

해시태그는 이제 SNS 안에서 자신의 강점을 표출하는 수단이자 새로운 놀이로 자리 잡았다. 바야흐로 콘텐츠와 광고, 검색과 고객 집단 사이에서 멋진 줄다리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시태그는 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저렴한 비용에 빠른 확산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 이 글은 제가 제일기획 사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5/09/01 11:08 2015/09/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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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S의 등장

1970~80년대 미국의 전자 업체들은 일본의 전자 업체들의 공습으로 경쟁력을 급속히 잃어갔다. 공장을 매각하거나 사업에서 아예 철수하는 사례가 속출하던 시대였다. 당시 전자 제품의 생산에서는 일본이 미국을 완전히 넘어선 상태였다. 일본 기업에 무참히 당하고 있던 미국의 전자 업체들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품의 개발과 설계, 디자인 혁신에 주력하게 된다. 기업은 소규모팀이 본질에 집중하게 되고 나머지 업무는 모두 위탁을 하게 되면서 효율을 극대화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등장한 비즈니스 모델이 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 이다. EMS는 제품의 설계, 제조, 물류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외부에 맡겨 조달하는 것을 말하며, 미국 기업들이 적극 도입을 하면서 제조 단가는 낮아지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로 인해, 솔렉트론, SCI, 플렉트로닉스, 셀레스티카 등과 같은 대형 EMS 기업이 탄생하기도 하였다.



중국 EMS 기업의 부상

EMS의 핵심 경쟁력 중에 하나는 ‘가격’이다. 이렇다보니 중국 EMS 기업들이 급부상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된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대만의 기술력이 만나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과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일본 기업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EMS가 다시 중국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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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S의 대표주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폭스콘’이다. 대만 제조업체인 폭스콘은 금형 설계에 관해서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에도 진출하여 낮은 단가로 제조가 가능하다. 우리에게는 애플 제품을 외주로 생산해내는 단순한 기업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의 위 등이 모두 폭스콘에서 만들어진다.

실제로 폭스콘은 전세계 EMS 시장의 절반 가량을 독식하고 있는 업체이다. 구글, 노키아, 아마존, 에이서, 도시바, 블랙베리, 델, HP 등의 완제품은 물론이고 단순 부품에서부터 메인보드와 같은 정밀 부품까지 손에 닿지 않는 영역이 없다. 폭스콘의 지난해 매출은 140조원이다.



샤오미의 비밀도 EMS

중국의 EMS 기업이 성장을 하고 기술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하드웨어가 발전하게 된다. 대표적인 선두주자가 최근에 화제를 몰고 다니는 샤오미(Xiaomi)이다. 2011년에 처음으로 ‘Mi-1’ 스마트폰을 발표한 샤오미는 당시에만 해도 ‘애플 짝퉁’ 정도로 회자되던 볼품없는 회사였다.

하지만, 불과 4년만에 중국 시장 1위, 세계 시장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등극하였다. 스마트폰 외에도 다양한 홈 기기와 액세서리를 내놓으며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 자리잡았다. 샤오미가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기기들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EMS 덕분이다.

샤오미는 제품을 생산할 제조라인과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제품 설계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샤오미를 도와주는 것은 폭스콘과 잉화다(Inventec Appliances Corporation)라는 회사로 모두 EMS의 능력자들이다. 샤오미는 EMS를 통해 경쟁사 대비 제조 원가가 5~10% 절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콘의 경우는 단순 EMS를 넘어서 공동 설계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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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과 EMS의 만남

실리콘밸리의 젋은 청년들(대부분 백인이고 간혹 중국인이 끼어있다)이 아이디어만 가지고 간단하게 시제품을 만들어낸다. 화려한 소개 동영상과 함께 킥스타터나 인기고고 등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개시한다. 제품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조금씩 모이게 되고 목표 자금을 만들어 낸다.

그 이후에는 모금된 자금을 가지고 중국 EMS 기업에게 양산 주문을 한다. EMS 개념 그대로 제품의 제조, 생산, 포장, 배송, A/S 까지 모두 처리해 주기 때문에 신경쓸게 그다지 많지 않다. 북미의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중국에서는 이 돈을 받아서 제품을 찍어내는 것이다.

말그대로 크라우드 펀딩과 중국 EMS의 콜라보(Collabo)이다. 실제로 킥스타터에 들어가보면 중국 EMS에 대한 소개문이나 주문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대형 하드웨어 기업들이 폭스콘을 탄생시켰다면 크라우드 펀딩은 ‘심천(深圳)’으로 대변되는 소형 EMS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맺는말

아직까지 우리에게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한다. 문화적으로는 무섭지만 IT에서는 우리보다 한수 아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제조 기술의 노하우와 저렴한 인건비, 그리고 정교하고 빠른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 EMS는 하드웨어 기업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무시할 수가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IoT와 웨어러블 기기가 나오는 최근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중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중국 하드웨어 기업들의 기반과 이를 받혀주는 EMS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글은 제가 허브줌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5/08/24 21:48 2015/08/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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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날카롭고 까칠한 이야기를 한 사람은 다름아닌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다. 올해 초, 춘천 연수원에서 열린 임원워크샵에서 모바일 시대에서 과거 포털의 강점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의미로 전달한 이야기이다. 이의장은 ‘네이버’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지만, 사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포털 사업자들의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과거 PC 시절, 포털은 디지털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플랫폼이었다. 검색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사용자들이 찾고자 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노출해주었다. 엄청난 트래픽을 기반으로 특정 콘텐츠를 노출시켜줄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고 자체적으로 생산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스스로 콘텐츠 사업자의 역할을 겸하기도 하였다. 콘텐츠 사업자에게는 검색창에 어떻게 대응하는가(SEO)와 자사 콘텐츠가 포털안에서 자주 노출되는 것이 디지털 마케팅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서 이해진 의장의 이야기처럼 포털의 위상은 예전과는 달라졌다. 맨 먼저 포털에 접속했던 사용자들은 소셜 미디어로 향하고 있으며, 브라우저 안에 갇혀있었던 서비스들은 모바일앱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여전히 검색의 행태는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쿼리(Business Query)는 모바일에서 많지 않으며 '추천(Discovery)' 서비스의 등장으로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모바일앱 안에 있는 콘텐츠를 검색 안으로 가지고 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계이다.

해외의 대형 포털인 구글이나 빙은 플랫폼 개발을 병행하면서 콘텐츠 노출과 소비를 도와주고 있지만 순수 검색 포털만 수행하고 있는 국내는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 국내 부동의 1위 포털인 네이버는 트래픽은 여전히 높지만 매출은 PC에 편중되어 있다. 2위인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을 하고 나서 콘텐츠 유통에 대한 전략 자체가 없어졌다. 트래픽만으로 매체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샵검색’과 ‘채널탭’을 카카오에 추가했지만 반응은 썩 좋지 못하다.

네이트는 운영만으로 유지하고 있고, 파란은 아예 포털 서비스를 포기했다.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는 '포털 서비스가 붕괴하고 있다'는게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포털에 의존하여 서비스를 운영하던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사 웹페이지는 광고로 떡칠을 해놓고 자극적인 제목만으로 승부를 보고 있지만 그마저도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과연,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콘텐츠 사업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좀 더 쉽게 제공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구조화를 해야 한다. 사용자가 몰리는 플랫폼의 환경과 성격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좋은 콘텐츠에 대한 요구는 변함이 없다. 이는 사용자들이 유입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을 늘여주고, 사용자 간의 대화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검증된 미디어인 뉴스, 재미난 동영상, 여러 콘텐츠를 모아서 재구성된 큐레이션 콘텐츠들은 항상 노출의 우선 순위가 높아진다.

콘텐츠 사업자로서는 유통이 가능한 다양한 매체를 고려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모바일과 소셜을 고려한 API 설계와 카테고리 재구성, 메타 데이터의 정형화와 키워드 정리 등을 모바일과 IoT 시대에 맞추어 다시 한번 재정비 해야 한다. 과거, 포털이 제공하는 CMS툴에 본문 연결하는데만 급급하여 나머지 항목을 비워놓았던 모습에서 변화되어야 한다.



둘째, ‘콘텐츠’라는 정의와 범위를 재정의 해야 할 시기이다. 지금까지 ‘콘텐츠’라고 하면 제목이 있고 본문이 존재하며 그 안에는 텍스트와 이미지, 그리고 동영상 등이 제공되는 일련의 묶음을 이야기했었다. 웹의 시대, 그리고 스마트폰의 시대에는 이러한 개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스크린이 없는 웨어러블의 기기가 많아지고 있고, 센서 데이터에만 반응하는 IoT 기기들도 있다.

이러한 시대에 콘텐츠라는 개념은 좀 더 확장될 필요가 있다. 소셜 서비스에 있는 지인의 생일, ‘좋아요’를 한 콘텐츠, 내가 단 덧글에 반응하는 댓글,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 갤러리의 위치값, 주로 사용하는 앱 목록, 부재 중 전화번호 등도 모두 사용자가 관심이 있어 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개인이 관심있어 하는 모든 정보를 가공하여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는 ‘콘텐츠’로 가공하는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셋째, 스마트(Smart)한 공급자로 도약을 해야 한다. 아쉽게도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경쟁력있는 매체가 될 수는 없다. 게다가 광고로 떡칠이 되어 있는 사이트에 대한 사용자들의 경험은 이미 나빠질만큼 나빠져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방향적인 제공을 넘어서 사용자의 행태에 반응하는 콘텐츠를 전달해주는 방법은 존재한다.

개인화 데이터를 축적하여 추천 콘텐츠를 고도화할 수도 있고, 위치를 기반으로 한 연관 콘텐츠, 현재 보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들의 실시간 반응 등을 동적으로 제공하면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공급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여러가지 가능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매체와의 친화력이 필요하다.



여러가지 이유로 콘텐츠 사업자들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러한 모습에는 기존 행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관성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고 개념적인 확장을 한다면 오히려 노출과 유통이 가능한 채널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분명한 것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포탈에만 제공하는 것으로는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변화된 시대에 맞추어 새롭게 포장을 해야 할 시기이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5/08/24 20:26 2015/08/2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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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4주년

2011년 7월 20일, 방통위는 전체 회의를 소집하고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 라인을 확정했다. 가계 통신비 절감을 목적으로 ‘알뜰폰’이라는 이름을 새롭게 부여하고 규제 완화와 더불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알뜰폰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거대 통신사들의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과 싸워가면서 의미있는 규모를 만들어내기는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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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년을 맞이한 알뜰폰 시장의 현재 모습은 당시의 예상과는 조금 다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지난 6월말 기준 무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530만7천523명으로 한달 동안에만 13만5천417명의 가입자가 순증했다. 지난 5월달에도 11만6천여명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의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시장의 9%에 해당하는 것으로 놀랄만한 성장을 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추이라면 연내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시장의 10%에 해당된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알뜰폰 점유율이 1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알뜰폰 시장이 급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어떤 것들 것 있는지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사용자들의 인식 변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2014년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단말기 외형’(디자인 및 단말기 크기·외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이 72.4%로 가장 높았다. ‘단말기 가격’이 52.4%로 2위를 차지했고 ‘이동통신사’는 3번째 고려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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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피쳐폰 시절에는 음성 통화를 중심으로 휴대폰을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통화 품질이 가장 중요했고 자연스럽게 ‘이동통신사’가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음성 통화보다는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Device)’가 훨씬 중요해졌다. 그것도 스마트폰 도입 초기의 ‘OS’에서 OS와 단말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외형과 가격으로 옮겨갔다.

이와 같이 사용자의 관심사는 이미 통신사에서 스마트폰 기기 자체로 옮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왕이면 저렴한 요금이 가능한 알뜰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사용자의 인식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초기의 ‘싸구려’에서 ‘합리적인 소비’의 이미지로 바꾸어졌다.



통신사들의 경쟁력 약화

사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전문가들이 예견을 해왔고 통신사 스스로도 몰랐던 것은 아니다. 통신사들이 단순한 네트워크 제공자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있었다. 그것은 통신사들이 부가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가입자들의 충성도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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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경제경영연구소의 U&A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멜론과 지니의 경우, 통신사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제공 이통사의 가입자가 월등히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네비게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KT 올레내비는 KT 고객이 79.2%로 가장 많았으며, SK플래닛이 제공하는 T맵은 SKT 이용자가 90.7%였다. 티맵을 이용하는 50대 고객의 91%는 약 7년 10개월 동안 SKT를 이용한 장기 가입자였다.

이처럼 음원 서비스, 네비게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동영상 스트리밍, 앱스토어 등과 같은 콘텐츠 서비스는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매개체로 사용된다. 하지만, 몇몇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외부 서비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마저도 점점 폐지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고객 충성도와 직결되는 리워드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이다. KT는 올레 TV의 멤버십 포인트의 차감 할인 비율을 기존 50%에서 20%로 변경하였다. 별도로 운영하던 오포인트는 아예 사업을 중단해버렸다. SKT도 올해 초 대대적인 TV 광고를 했던 ‘T가족포인트’를 폐지하였다. 고객이 통신사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의 참여

대기업의 참여 또한 알뜰폰 시장의 성장에 큰 몫을 담당하였다. 바로 ‘헬로모바일’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의 이야기이다. CJ는 대부분 중소기업인 다른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왔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 의하면 매출은 전분기 대비 16% 성장한 716억원을 기록했으며, 가입자는 2만5000명 순증해 88만1000명이 이용하는 등 매출과 가입자수가 동반 성장했다. CJ 헬로비전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LTE 가입자가 증가한 덕분이다. 종전 4명중 1명이었던 LTE 가입자가 3명중 1명으로 확대되면서 ARPU가 전분기 대비 2.2% 개선되었다.

CJ는 유선인터넷, 집전화, TV 등과 같은 기존 자산을 내세워 다양한 결합 상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CJ ONE 멤버십과 연계하여 이통사 못지 않은 리워드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다. 계열사가 가지고 있는 미디어 콘텐츠까지 연동이 된다면 고객 확대와 동시에 ARPU도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을 듯 하다. 이와 같이 자본력과 콘텐츠, 리워드 프로그램을 갖춘 대형 기업의 참여는 이통사의 텃밭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아직까지는 불편함이 존재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인 변화는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다. 특히, 미국에서 구글이 Fi 프로젝트를 통해서 MVNO를 제공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 망을 임대하고 있으며 매달 20달러를 기본으로 데이터 1GB당 10달러씩 선불 과금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에 이어 애플도 MVNO 사업을 검토한다는 루머가 퍼지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렇게 알뜰폰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통신사를 당장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일부 알뜰폰은 여전히 성인 인증을 할 수가 없으며 해외 로밍이 되지 않는다.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대부분 구형이라는 것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편함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국내 대기업들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어 차별화된 서비스와 리워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15%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통신사들이 새로운 경쟁자들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함께 지켜보기로 하자.




* 이 포스팅은 제가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기고한 칼럼으로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에 있습니다.

2015/08/23 21:20 2015/08/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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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환경을 모바일앱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신선한 뉴스가 아니다. 사용자들은 앱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으며 그만큼 앱마켓의 이용행태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2014년을 정리하는 보고서들이 보여주는 국내 앱마켓의 특징을 크게 다섯가지로 정리를 해보았다.



첫째, 여전히 큰 국내 앱마켓

대형 사업자들이 진입하고 소수의 스테디셀러들이 상위 랭크를 차지하면서 '앱마켓의 고착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차례 해 왔다. 일부 공격적인 보고서들은 국내 사용자들이 새로운 앱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며 '앱의 시대가 종말했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를 포함한 미국, 일본의 앱마켓의 성장세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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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간된 앱애니의 보고서에 의하면 'App Store Superpowers' 라고 불리우는 상위 3개국의 앱마켓 매출의 합산이 나머지 국가들의 매출 합산액보다 크게 조사되었다. 다운로드 수는 전년대비 10% 성장을 했고, 매출은 70%나 늘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는 2014년 국내 앱마켓 규모를 3조 1천 86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어 2013년 2조 4천 335억원보다 크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아직까지는 구글 플레이의 세상

전세계 앱마켓은 다운로드에서는 구글 플레이, 매출에서는 애플 앱스토어가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앱애니의 보고서에 의하면 플레이 스토어가 앱스토어에 비해 60% 많은 다운로드 수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앱스토어의 매출이 70%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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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안드로이드의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높은 국내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2013년도 자료를 살펴보면 구글 플레이가 전체의 49.1%인 1조 1천 941억원, 애플의 앱스토어가 30.5%인 7천431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앱스토어가 선전하고 있긴 하지만 전체 규모면에서는 플레이스토어가 월등하다.

명시적인 수치가 집계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2014년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2015년에도 구글 플레이의 지배력은 크겠지만 약간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아이폰 6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앱스토어의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통신사, 제조사, 포탈등이 자체 스토어를 제공하고 있으나 그 영향력은 매우 낮다.



셋째, 마케팅하기는 힘들어

앱마켓의 규모가 크고 서비스 사업자간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자연스럽게 마케팅 비용은 올라가고 있다. 앱애니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앱 인스톨 비용은 글로벌 평균보다 57%가 높았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iOS의 비용은 156%나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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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선진 시장인 미국이나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치이다. 선진 시장 중에서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국내 앱마켓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고로 위 수치들은 보고서의 그래프를 기반으로 추정한 것으로 정확하지 않음을 밝힌다.



네째, 남성은 게임과 지도, 여성은 음악과 쇼핑

모바일앱 다운로드는 76.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 월등하게 높다. 이는 국내만이 아닌 전세계 시장의 공통된 항목이다. 이를 제외하면 커뮤니케이션(45.4%), 음악(42.4%), 유틸리티(41.7%) 순으로 조사되고 있다. 카카오톡을 포함한 MIM의 영향력이 크고, 안정적인 망 덕분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되어 있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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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차이를 살펴보면 남성은 게임(79.1%), 지도(42.6%), 날씨(40.0%), 뉴스(38.5%) 모바일앱을 다운로드 받는 경우가 여성보다 많다. 여성의 경우는 음악(44.2%), 쇼핑(32.4%) 모바일앱을 상대적으로 많이 다운로드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섯째, 저녁 7시에 가장 활발


사용자들이 앱을 많이 다운로드 받는 시간대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사용자들은 대부분 오후 5시부터 밤 11시 사이에 가장 앱이 많이 다운로드 받는다. 미국에서는 저녁 6시에 앱 다운로드 수가 최고조에 달했고, 중국은 8시, 인도는 10시에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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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용자들은 저녁 7시에 가장 활발히 다운로드를 받고 있었다. 학생들의 저녁 휴식 시간과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소셜이나 배너 광고 등을 활용해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러한 시간적인 특징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2015/02/23 15:28 2015/02/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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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대중화되고 닷컴기업이 등장하면서부터 온라인기업과 오프라인기업의 총성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상당부분의 실물 경제가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레코드가게, 서점, 만화가게, 비디오 대여점들은 좀처럼 찾기 힘들어졌고 대형 미디어기업과 유통기업의 수익은 온라인기업들이 야금야금 빼앗아 가고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의 이러한 대결이 각자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던 게릴라전이였다면 앞으로는 전면전이 될 전망이다. O2O(Online-To-Offline)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한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의 서비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율이 높아지고 IoT와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 그리고 핀테크의 성장으로 인해 예전보다 훨씬 폭발력있는 구성이 가능해졌다.
 
O2O는 KT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2015년 ICT 10대 주목 이슈’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IC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현재 국내 O2O 거래액 규모를 15조원으로 보고있다.15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온라인 기업들의 O2O를 준비하는 모습은 천편일률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사용자 시나리오을 구상하는 것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예를 들어 매장 주변의 기기에 쿠폰이나 할인 정보를 발행해서 사용자들의 매장 진입을 유도한다. 매장 안에 들어와서 상품을 보고 있으면 제품의 상세 정보를 전달하여 구매를 촉진시키는 모습이다. 불행히도 이러한 시나리오는 5년전에도, 10년전에도 모바일업계에서 꾸준히 시도되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한번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예전과 바뀐게 있다면 사용자의 위치를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비콘(Beacon)이나 고음파 대역을 활용한 Push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전부이다. 하지만, 과거 유사 서비스들이 실패한 이유는 기기나 기술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Push로 전달되는 정보에 대한 사용자 거부감' 때문이었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정보'였던 메시지들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팸(Spam)'이었다. 더구나, Push가 전달되는 네트워크는 대부분 블루투스를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꺼놓고 돌아다닌다.
 
이렇게 스팸에 대한 거부감과 배터리 문제 때문에 Push 방식의 O2O가 초기에 안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2015년 O2O 시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Pull 방식의 O2O 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Pull 방식의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필요(Needs)를 느끼는 시점부터 마지막까지 사용행태를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기업들의 O2O 커머스의 대표적인 사례인 배달앱을 보자. 음식을 주문하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앱을 실행(Pull)하고 원하는 장소로 배달을 해준다. 결제는 물론이고 포인트 적립 및 후기 공유 등은 모두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다음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다는 카카오택시도 비슷한 형태이다. 사용자들의 니즈에 의해 필요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Pull 하고 오프라인 재화를 구매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온라인 사업자의 O2O 서비스는 적용 범위에서 한계를 가지게 되고 사용행태를 강력하게 지배하기가 쉽지 않다. 필요한 정보가 온라인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능동적으로 Pull하게 유도하는데 높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반면에 전통적인 유통사업자나 오프라인 거점이 있는 사업자는 O2O 사업을 진행하는데 유리한 면이 있다. 거점 안으로 들어온 사용자는 대부분 명확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Pull을 유도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오프라인 사업자들의 오랜 약점이었던 데이터 분석, 온라인 결제 솔루션, 추천 시스템들은 O2O 솔루션들이 많아지고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O2O 사업을 리드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사례를 살펴보자. 스타벅스는 ‘Siren Order’를 통해 O2O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는 해당 앱을 통해 음료를 선택한 후 등록된 카드로 결제를 하면 주문이 완료가 된다. 음료 주문을 위해 따로 줄을 설 필요가 없고 곧바로 커피를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배달 서비스까지 기획을 하고 있다. 모바일앱으로 커피나 샌드위치 등을 주문하면 특정 장소로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로 내년에 미주 전역 전체에서 서비스 할 예정이다.



스타벅스의 사례는 대형 오프라인 사업자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백화점이나 베이커리, 패스트푸드 점에서 유사한 서비스들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솔루션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굳이 온라인 사업자와 제휴도 필요없다. 오히려 매장 안으로 유입된 이후의 고객들을 향해 푸시(Push)형 O2O를 시도하기에는 온라인사업자보다 유리한 편이다. 지금까지 온라인사업자에게 빼앗겼던 손님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무의미하고 경계가 붕괴되었음을 상징하는 신호탄이다. 어떤 사업자가 O2O 사업에서 최종적으로 웃을 수 있을런지는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사용자는 Pull 방식의 소비 행태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는 점이며 이러한 사용 행태를 지배하는 O2O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당분간은 오프라인 사업자가 유리함이 분명히 있다.
 
국내에서도 대형 마트나 각종 체인점, 패스트푸드, 편의점 등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면 선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회의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온라인 사업자들이 비콘으로 연동되는 앱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지만, 머지않아 오프라인을 돌아다니며 풀(Pull) 형태의 서비스 제휴를 하자고 제안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5/01/21 11:25 2015/01/21 11:25